<이유>, <인생을 훔친 여자(원제: 火車)>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또 다른 걸작. 남다른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초자연 미스터리(Supernatural Mystery)이다. 제45회 일본 추리작가협회 대상 수상작.
30년 만의 거센 폭풍우가 쏟아지던 어느날, 비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십대 소년 이나무라 신지를 차에 태운 잡지사 기자 고사카는 우연히 한 초등학생의 실종사건에 휘말린다. 정황상 누군가 열어놓은 맨홀 뚜껑 때문에 아이가 실족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옆에 있는 신지라는 소년의 반응이 심상찮다. 하얗게 질린 채 아이의 생사를 걱정하더니 맨홀 뚜껑을 열어둔 두 명의 남자를 찾으러 가자는 것. 자신은 그들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그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고사카는 맨홀 뚜껑을 연 것은 그들이 아니라 신지 짓이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자 신지는 뜻밖에 고백을 한다. 자신은 물건이나 사람에게 남겨진 어떤 기억을 읽어낼 수 있는 초능력자(사이킥, Psychic)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내 '스캔'을 통해 고사카의 옛 기억-어린 시절의 자동차 사고, 옛 연인의 이름-을 읽어낸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신지와 함께 포르세를 찾으러 다니는 고사카. 빨간 포르세의 청년들을 찾아낸 고사카 역시 이들이 범인임을 확신하지만, 물적 증거가 없는 가운데 의협심만 앞선 신지가 그들에게 덤벼들면서 그들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는 실패한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어느 날. 오다 나오야라는 스무살 청년이 잡지사로 고사카를 찾아온다. 신지의 이종사촌이라는 그는 신지가 그저 간단한 심리 트릭으로 고사카를 속인 것일 뿐, 절대로 초능력자 같은 게 아니라고 밝히며 신지를 만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한다. 이 두 소년의 '사이킥 소동' 에 난처해하는 고사카에게 일곱 통째의 백지 협박 편지가 날아들고, 마침내 걸려온 협박 전화는 고사카는 물론 신지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상황을 모두 바꿔 놓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