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라는 자각을 상실하고 마을 아줌마들을 따라하는 닭을 때문에 일어나는 별난 소동을 다룬 그림책. 달걀을 구하기 힘든 마을 아줌마들이 나가 닭들을 사왔더니 닭들은 좀처럼 달걀을 내주지 않는다. 그저 아줌마들의 일과를 몽땅 따라할 뿐이다. 아줌마들처럼 블루베리를 따고, 생일 파티에도 참석하고, 양들에게 노래도 불러주고, 정원 일도 해야 하고, 잠깐 쉬기도 해야 하고, 그러니 알을 낳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배경은 아이슬란드 땅끝 어느 시골 마을로, 신비로운 배경 속에서 살아가는 아줌마들은 섣불리 이 괴짜 같은 닭들을 잡아먹지 않는다. 닭들에게 달걀을 낳는 본분을 일깨워주는 방법을 찾고, 나아가 아줌마들 자신에게도 이로운 일상을 얻게 된다. 닭을 잘 길들여놓은 아줌마들은 급기야 닭을 타고 하늘을 날기까지 한다. 아줌마들은 도대체 닭을 어떻게 다룬 것일까?
풍만한 인물들과 동물들, 페이지 가득 튀는 색깔로 숨어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 그리고 뚱뚱하고 볼 빨간 아줌마들과 무표정의 극치인 닭들을 들여다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별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책을 읽은 후, 어쩌면 누구에게든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저기, 머나먼 아이슬란드 땅끝 마을에서는 볼 빨간 아줌마들이 닭들을 타고 날아다니는데 말이지, 그게 왜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