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를 쫓는 과정 속에서 얽히고설키는 등장인물들, 서로 동떨어진 듯 보이다가도 곧 연결되는 사건들이 흥미로운 그림책이다. 하지만 내용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누구도 정답 같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보는 이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꾸밀 수 있도록 구성한 말 없는 그림책이다.
어느날 검은 쥐 두 마리가 멍멍이 부부의 초콜릿 케이크를 훔쳐 간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 어린 토끼 한 마리가 이유도 모르게 목젖이 보일 만큼 크게 울고 있고, 시냇물을 따라 길을 떠나던 오리 가족 중 새끼오리 한 마리가 대열에서 이탈한다. 카멜레온은 프로포즈를 하러 길을 떠나고, 소풍을 나온 돼지 가족의 어린 돼지는 뱀의 표적이 되는데...
케이크를 훔쳐 달아나는 검은 쥐와 멍멍이 부부의 숨막히는 추격전과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수십 가지 이야기가 책의 묘미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수많은 복선을 통해 얽혔다가 또 다시 풀어지기를 반복하는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만화가 출신 작가의 작품으로, 2005년 '허트 질베런 펜세일' 수상작이다.
인도네시아 태생의 네덜란드 작가다. 그는 처음에는 주로 만화를 그렸지만, 어린이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어린이책 삽화를 전문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동작의 캐릭터를 능숙하게 그려 내며 네덜란드에서 가장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황금 붓 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다. 직접 쓰고 그린 《케이크 도둑》 (2007)으로 네덜란드 최고의 그림책 상인 ‘허트 질베런 펜세일’을 받았다. 이 책은 전 세계 20개국에 출간되어 30만 부 이상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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