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미리보기
  • 최저가 : -원 I 최고가 : -원
  • 재고 : 0부
  • - 쇼핑목록에 추가하신 후 목록을 출력하시면 매장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종로점] 서가 단면도
(0)

뛰어난 아동문학가이자 사상가였던 권정생 선생 1주기를 맞아 <우리들의 하느님> 개정증보판을 발간했다. <우리들의 하느님>이 나온 후에 '녹색평론'에 발표되었던 선생의 글 몇편과 작년 '녹색평론'의 권정생 추모특집에 실렸던 두편의 글을 추가하였다.

저자인 자신의 생애와 생활의 단상을 서술한 산문들을 엮은 이 책은 빨갱이의 자식으로 태어나 범죄자가 되 버린 목이, 첫날밤도 못 치른 채 신랑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시부모를 봉양해온 할머니가 효부상을 거부한 사연, 인공수정을 당하는 태기네 암소의 눈에 맺힌 눈물 등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실된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아울러 성전 건축에 열 올리고 빨간 십자가로 불야성을 이룬 한국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나, 소유욕 때문에 병들어 가는 자연, 아이들의 교육문제 등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화려한 수사는 없지만 <강아지 똥>, <몽실 언니>같은 선생의 동화처럼 마음을 울리는 귀한 책이다.

도종환 (시인, 전 문화관광부 장관, 19~21대 국회의원)
: 동네 노인들이 알고 있던 것처럼 권정생 선생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병들고 비천한 모습으로 살다 가셨다. 세속적인 욕심을 버렸고 명예와 문학권력 같은 것은 아예 꿈도 꾸지 않으셨다. 10여년 전 윤석중 선생이 직접 들고 내려온 문학상과 상금을 우편으로 다시 돌려보냈고, 몇해 전 문화방송에서 ‘느낌표’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던 책읽기 캠페인에 선정도서로 결정되었을 때도 그걸 거부한 바 있다. 그때 달마다 선정된 책은 많게는 몇백만부씩 팔려나가는 선풍적인 바람이 불 때였는데 권선생은 그런 결정 자체를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일로 여기셨다. 권정생 선생이 사시던 집은 다섯평짜리 흙집이다. 그 집에서 쥐들과 함께 살았다. 선생이 돌아가시고 난 뒤 찾아간 집 댓돌에는 고무신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나는 그 고무신을 보고 울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신발과 옷을 생각하며 부끄러웠다. 그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신을 사들이고 다시 구석에 쌓아두면서 더 큰 신장으로 바꿀 일을 생각하는 우리의 욕망, 우리는 앞으로도 내 욕망의 발에 맞는 신발을 찾아다니는 삶을 살 것임을 생각하며 민망했다.
: 그는 탐욕과 죽음의 공포로 가득한 이 세상의 전복을 꿈꿨다. 이 세상의 한 구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전체에 대한 반역을 꿈꿨다. 욕망의 체계인 자본주의 한가운데에서 그는 무욕, 절제, 가난을 무기로 정면 대결했다. 사람들이<우리들의 하느님>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 책에는 “함께 일해 함께 사는 세상이 사회주의라면 올바른 사회주의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가난하고 늙고 병든 아동문학가는 이 사회에서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잘못이다. 버림받고, 병들고 가난한 자가 세상과 잘 어울린다는 것 자체가 기만이다. 그는 매우 위험하고 불온한 사상가였고, 반역자였으며, 혁명이 사라진 시대의 혁명가였다. ‘위대한 부정의 정신’의 소유자였다. 그런데 왜 그의 죽음은 인생의 종말이 아닌 평화를 느끼게 할까. 그에게 소멸은 무엇이기에 슬프기보다 아름다워 보일까. 한 줌의 흙, 한 포기 풀과 같이 살았기 때문일까. 그는 “싸움이라는 삶이 끝났을 때라야 평화라는 안식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지지배배 짖던 작은 새가 숲속으로 날아가듯 그는 그렇게 가버렸다. 가장 치열하게 싸운 전사에게만 돌아가는 휴식이다.
최성각 (작가, 풀꽃평화연구소장)
: ‘쉼’이라는 주제로 소개한 책들
: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삶과 그 글이 일치한 작가.

최근작 :<초등 1~2학년 문해력 추천 필독서 세트 - 전6권>,<동화 강아지똥>,<7~8세가 읽는 우리 동화 1~10 세트 - 전10권> … 총 204종 (모두보기)
소개 :

녹색평론사   
최근작 :<녹색평론 2024년 가을호>,<녹색평론 2024년 여름호>,<녹색평론 2024년 봄호>등 총 78종
대표분야 :환경/생태문제 2위 (브랜드 지수 83,568점)
추천도서 :<간디의 물레>
우리사회에 생태주의 논의를 선구적으로 제기한 격월간 인문교양지 《녹색평론》의 발행인 김종철 교수의 저서로서, 생태적·문화적 위기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 철저한 근대 산업문명 비판서라고 평가받고 있다. 공동체와 인간다운 삶, 지속가능한 비폭력의 문화를 위한 논리와 비전을 담고 있다.

김정현(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