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는 창간 125주년을 맞아 우주와 자연, 생명과 의식에 관한 가장 중요한 125개의 질문을 선정했다. 예를 들어, ‘잠자고 꿈꾸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덕성은 뇌에 각인되어 있을까?’ ‘자연이 이토록 복잡하고 아름답고 질서정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질문들인데, 125개의 질문들 대부분 이렇게 보편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가장 위대한 과학은 질문과 대답을 통해 우리 인식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 준다. 이 책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대담한 질문들에, 누구나 흥미로워할 만큼 보편적인 물음에 야심차게 도전하고 있는 무모한 책이며 과학의 최전선에서 과학자들이 인류에게 보내는 따뜻한 편지다.
덧붙여, 이 책에는 독특하게도 인문학자들이 자연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답해 놓은 질문에 논평을 하는 좌담도 수록돼 있다. 원래 다른 분야에 대해 논평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금기를 깨는 도전이다. 하지만 대화는 유쾌했고, 과학에 대한 따뜻한 조언과 비판이 가득했으며, ‘과학자 아닌 척, 과학자 흉보기’도 달콤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별미가 될 것이다.
최근작 :<인간과 우주에 대해 아주 조금밖에 모르는 것들> 소개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입자물리이론 박사 학위. 2007년 Thomson Scientific Citation Laureate Awards, 2011년 한국과학상(물리 분야) 수상. 《우주와 인간 사이에 질문을 던지다》(공저) 등을 씀.
최근작 :<군주: 해설판> ,<군주: 번역판> ,<사소한 것들의 구원> … 총 34종 (모두보기) 소개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지내다 귀국한 뒤 지난 20여 년 동안 철학·과학·문학·대중문화를 횡단하는 독창적 작품을 잇달아 내며 인문학의 새 흐름을 이끌었다. ‘서사철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해서 스토리텔링의 실용화에 기여했다. 2002년부터 영산대학교 자유전공학부와 미용·예술대학원 교수로 재직했으며, 2년여 동안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와 미국 워싱턴 대학교(UW)에서 연구했다. 2017년 몸담았던 대학교에서 정년 퇴임을 하였고, 이제 인간 삶의 다양한 차원, 특히 문화적 욕망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작가로 살아가려 한다. 또한 예술가들이 전유해오던 아름다움을 일반 사람들의 ‘미적 욕구’ 및 ‘미학적 차별’과 연관하여 집중적으로 사유하고자 한다.
『사소한 것들의 구원』은 그가 새로운 삶의 작가로서 내는 첫 산문집이다. 일상의 가치와 의미를 적극적으로 의식하고, 스스로의 생각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삶의 지혜가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고아한 글쓰기와 절제된 유머, 섬세한 감수성과 경계 없는 인문학적 지식은 독자를 끌어당긴다. 그는 비뚤어진 인간관계 속에서는 상처받지 않는 삶이란 없으므로, 자기 성찰과 함께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더욱 애쓰면서 살아가자며 이렇게 역설적으로 청한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주지 않을 것처럼.”
지은 책으로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깊이와 넓이 4막 16장』, 『철학광장』, 『서사철학』, 『메두사의 시선』, 『김광석 우리 삶의 노래』 외 다수가 있다.
“조심한다는 건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남에게 ‘마음을 쓴다’는 의미에서 오히려 조용한 적극성을 뜻합니다. …… 사람 사이의 만남이 인생을 파괴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그만큼 인생은 누구에게나 어마어마하게 소중한 것이니까요.”
|이 책에 대하여|
2005년 《사이언스》는 창간 125주년을 맞아 우주와 자연, 생명과 의식에 관한 가장 중요한 125개의 질문을 선정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이 질문들의 매력은 누구나 흥미로워할 만큼 보편적인 물음이라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잠자고 꿈꾸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덕성은 뇌에 각인되어 있을까?’ ‘자연이 이토록 복잡하고 아름답고 질서정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줄기세포로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은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호기심을 느낄 법한 질문들인데, 125개의 질문들 대부분 이렇게 보편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만큼 과학자들이 이런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 질문들을 보면서 이 책을 기획한 정재승 교수는 묘한 호기심이 다시 발동했다. 과연 대한민국 최고의 석학들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떤 답을 가지고 있을까? 그들에게 이런 질문들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이런 엉뚱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어 이 책은 세상에 나오게 됐다.
석학들을 초청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다들 질문이 너무 도전적이어서 답하기 곤란하다며 정중히 거절하셨다. “저는 이런 큰 질문에 답을 하는 학자가 아니에요. 저는 실험실에서 아주 작은 질문에 겨우 답을 하는, 그러니까 한마디로 아주 구질구질한 연구를 하는 사람이랍니다.” 같은 솔직한 답장을 한 과학자도 있었다.
우리 과학자들은 모두 실상 그렇지 않은가! ‘의식의 생물학적 토대는 무엇인가?’ 같은 거대한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은 이런 책을 쓸 때만 하는 일이지 않은가?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 주신 석학들의 ‘생각의 산물’들이다.
덧붙여, 이 책에는 독특하게도 인문학자들이 자연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답해 놓은 질문에 논평을 하는 좌담도 수록돼 있다. 원래 다른 분야에 대해 논평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금기를 깨는 도전이다. 하지만 대화는 유쾌했고, 과학에 대한 따뜻한 조언과 비판이 가득했으며, ‘과학자 아닌 척, 과학자 흉보기’도 달콤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별미가 될 것이다.
|내용|
1부 ‘뇌는 판도라의 상자일까?’는 생체시계, 기억, 의식, 꿈과 잠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정재승 교수는 ‘인간은 누구나 자명등 하나씩 갖고 있다’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글에서, 우리의 일주기 리듬을 관장하는 생체시계가 어디에 있는지, 서로 다른 주기를 가진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동기화되는지 특유의 맛깔스러운 글쓰기로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기억과 뇌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강봉균 교수는 ‘인간의 뇌는 복제될 수 없는가’에서 인간마다 어떻게 다 기억이 다른지, 따라서 인간이란 복제될 수 없는 고유한 존재인지, ‘뇌가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을까’에서는 뇌와 의식의 문제를 결국 인간의 뇌로써 탐구해야 한다는 본질적인 모순을 어떻게 돌파할지, ‘영원히 깨지 않는 것이 죽음이다’에서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그 소중함을 잊고는 하는 잠과 꿈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2부 ‘삶과 죽음을 바꿀 수 있을까?’는 유전자와 건강, 맞춤 의료, 줄기세포와 암 등 우리 삶과 밀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모두에게 평등한 의학을 꿈꾼다’ ‘매력적이고 치명적인 줄기세포’라는 제목이 잘 말해 주듯이, 세포 분열과 암의 발생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는 이현숙 교수는 맞춤 의료와 줄기세포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황우석 사태 때를 되새기며 쉽게 흥분하거나 장밋빛 미래를 꿈꿔서는 안 된다고 경종을 울린다.
3부 ‘인간 본성이 과학으로 설명될까?’는 특히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인지과학 분야의 선구자인 이정모 교수는 ‘망가진 뇌가 시킨 도덕적 판단은 무죄인가’ ‘일란성 쌍둥이의 성격은 똑같을까’ ‘이익 없는 공생 관계도 있을까’라는 도덕과 뇌, 성격과 유전자, 협동과 진화에 대한 논쟁적인 주제를 쉽고 재미있는 실험 연구들을 인용하면서 잘 설명하고 있다.
4부 ‘궁극의 자연법칙은 존재하는가?’는 통일 이론, 다중 우주,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복잡계 등 조금 거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 주제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넘어, 입자물리의 최전선에서 연구하고 있는 최기운 교수는 그러한 주제에서 ‘우주 삼라만상의 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우리 우주는 우연의 산물인가’ ‘우리와 다른 물질, 다른 에너지의 존재는 무슨 의미인가’라고, 정재승 교수는 ‘자연이 이토록 복잡하고 아름답고 질서정연한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흥미로운 존재론적인 질문을 끌어내 던지고 있다.
또한, 뒤쪽에 실린 125가지 과학 난제 리스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근본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기에, 하나하나 곱씹어 보는 재미가 제법 클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