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고 있다. '옛날 옛적에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로 시작해서, '그후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동화를.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후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공주와 왕자가 나오는 이야기지만 어린이를 위한 책은 아니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으로부터 '우리 공주' 소리 한번 안 듣고 자란 딸자식은 없다. 세상살이에 지쳐갈 때, 어디선가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자신의 남루한 삶을 구원해주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한번도 안해본 여성이 과연 있을까?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여성들을 위한 책이다.
빅토리아 공주는 여성에게 강요되는 사회규범 속에서 자연스러운 자기 모습을 잃어간다. 부모님이 정해준 방식에 따라 살아가던 공주는, 뻔한 공식대로 잘생긴 왕자와 만나 행복한 결혼을 한다. 하지만 그 결혼이 파탄에 이르게 되면서, 공주는 지금까지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행을 하게 된다.
사회적 자아와 본연의 자아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말랑말랑하게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사실 누구나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자신을 사랑하라'는 것.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잘 되지 않는 다짐을 깔끔한 컨셉을 통해 환기시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