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을 비롯하여 '상춘곡', '빛의 걸음걸이', '천지간' 등 7편의 중단편과 새롭게 쓴 자술연보 '나의 문화적 연대기'를 묶었다. 90년대 한국소설의 미학을 대변한다는 평을 들었던 윤대녕의 작품 중에서도 어느 극점에 다다른듯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담겨 있다.
특히 '상춘곡'이 실려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가 있다. '상춘곡'은 첫사랑 여인을 만나 보았더니 그녀의 곱던 목소리가 세파에 부대껴 쉰 것처럼 변했더라는 사내의 이야기. 그것이 선운사에서 우연히 만난 미당이 들려준, 타다남은 판자조각으로 누덕누덕 기워만든 정자의 이야기와 오버랩될 때 소설은 한없이 인간적이고 또 아득하도록 아름다운 미학적 경험으로 화한다.
그밖에 1996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천지간', 윤대녕으로서는 드물게 가족의 이야기를 깊숙이 파고든 '빛의 걸음걸이'도 오래 손이 가는 작품들.
작가의 말
상춘곡
3월의 전설
빛의 걸음걸이
은항아리 안에서
천지간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수사슴 기념품과 놀다
작품론
나의 문학적 연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