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니토는 푸에르토리코(서인도 제도의 대(大)앤틸리스 제도에 있는 미국의 자치령)에서 뉴욕으로 이사온지 이틀만에 사랑하는 개 페피토를 잃어버린다. 스페인어 밖에 할 수 없는 후아니토는 거리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개를 찾아 다니는데...
'미 페로 세 아 페르디도(Mi perro se ha perdido)' 차이나타운에 사는 중국인 남매 릴리와 킴, 작은 이탈리아에 사는 안젤로, 파크 애비뉴에 사는 쌍둥이 자매 샐리와 수지, 할렘가에 사는 흑인 형제 빌리와 버드는 말은 통하지 않지만 후아니토의 개를 찾기 위해 함께 거대한 도시를 헤집고 다닌다.
바우바우라고 짖는 멍멍이라고 짖든 하우하우라고 짖든 개는 개인 것처럼, 사는 곳과 사용하는 언어와 생긴 모습이 달라도 인간은 인간인 것이다. 낯설고 삭막한 대도시에서 조건없이 도움의 손을 내미는 아이들의 우정이 따뜻하고 건강하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희망찬 시선이 담긴 작품을 많이 남긴 에즈라 잭 키츠의 첫번째 그림책. 검은 연필선과 강렬한 붉은색으로 그려진, 뉴욕 안의 다양한 민족들이 제각각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의 풍경을 살짝 엿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