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의 신흥 지배 엘리트, 보보스(Bobos). 이 책은 60년대 해방의 가치를 옹호했던 보헤미안(Bohemian)과 80년대 사업적인 부르주아(Bourgeios)를 결합시켜 '보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다.
보보의 특징은 부르주아의 야망과 성공에 대한 집착, 그리고 보헤미안의 저항과 창조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 보보는 엘리트를 반대하면서 자란 엘리트들이며, 풍요로움 속에서도 물질주의를 혐오한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반기득권적이지만, 이제 자신들이 새로운 기득권이 되었음을 감지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세속적인 성공과 내적인 덕목 사이의 갈등이다.
이 책은 보보의 등장을 시작으로 하여, 이들의 소비행태, 비즈니스, 지적인 삶, 즐거움, 영적인 삶, 정치적 성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 사회비판서이자 문화에세이이다. 저자는 예리한 필치로 미국 계층구조의 허상을 파헤치면서도, 은근히 보보의 미덕을 추켜세운다. 아마도 자기 자신부터 '보보'라 고백한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 이 책이 얼마나 큰 반향를 몰고 왔는지는 야후(www.yahoo.com)에서 책의 원제인 'Bobos in Paradise'를 찾았을 때 무려 633개의 항목이 검색된다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미국의 신문과 방송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 책이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이슈가 될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분명 보보의 징후가 우리사회에서도 발견되고 있음을 부인할 순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