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일상적 삶을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온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장편소설. 나가사키의 과거와 현재를 한 야쿠자 집안의 흥망사에 비춰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의 고향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야기는 '미무라 가'라는 대가족 속에서 성장하며 삶의 굴곡과 부침을 경험하는 주인공 미무라 슌의 시선을 통해 전개된다. 미무라 가는 전후 나가사키 지역에서 번창한 야쿠자 가문. 작가는 성장소설의 형식을 빌려 시대가 바뀌면서 변모해가는 미무라 가의 풍경, 만남과 이별, 시간의 흐름 앞에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나가사키라는 공간과 6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에 걸친 시간을 배경으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인물들과 다양한 삶의 양상이 긴 호흡으로 이어진다. 흑백영화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미무라 가의 풍속도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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