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소설 <춘향전>은 처음에 판소리로 불리다가 소설로 정착된 전형적인 판소리계 소설이다. 청춘남녀의 사랑이라는 주제와 판소리의 멋을 제대로 살려냈다. 또, 탐관오리에게 고통받는 당시의 시대상도 꼼꼼하게 되살려 <춘향전>의 진면목을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다.
견우는 여기 있는데 직녀는 어디 있나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갈까 보다 갈까 보다 임 따라서 갈까 보다
모질구나 모질어 신관 사또가 모질구나
꽃이 떨어지니 열매가 맺으리라
어디를 갔다가 이제 왔는가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도다
해설 참사랑이 넘실거리는, 판소리계 소설의 대표작
신동흔 (지은이)의 말
안녕하세요. 춘향전을 새로 엮은 신동흔입니다. 25권 완간 예정의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의 기획자이기도 하지요.
웬만큼 예상은 했었지만, 한겨레옛이야기 가운데 "춘향전"에 대한 독자의 관심이 조금 적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춘향전"이 워낙 널리 알려진 작품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우리의 수많은 고전 가운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 춘향전입니다. 볼 때마다 웃다가 울다가 할 정도로 감동을 받곤 하지요.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저와 함께 춘향전을 읽어나가면서 눈물을 흘리곤 한답니다.
어떤가 하면 춘향전도 참 제각각이지요. 참 많은 자료가 있는데 저마다 색깔이 다릅니다. 어느 자료를 골라 어떻게 이야기를 엮는가에 따라 작품의 맛이 크게 달라지지요. 이와 관련해 저 나름대로 살펴본 바로는, 그동안 사람들한테 널리 알려진 춘향전, 특히 어린이용으로 엮어진 춘향전이 작품의 참모습을 제대로 전했는가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작품은 몰라도 "춘향전"만큼은 꼭 직접 엮어보고 싶었습니다.
여러 춘향전 자료 가운데 '신학균본 별춘향가'라는 것이 있지요. 춘향전의 진면목을 보여준다고 할 만한 무척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본입니다. 판소리적인 요소도 잘 살아있지요. 이 자료를 기초로 해서 생동하는 춘향전, 감동의 춘향전을 살려보고 싶었습니다. 과연 그 일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엄한 평가를 기다려야 하겠지요.
고마운 것은 이야기에 어울린 노을진 님의 그림이 무척 정겹고 아름답다는 사실입니다. 작품에 대한 느낌이 저와 잘 통한 것 같습니다. 찬찬히 음미해 보시면 정말 재미있고 좋은 그림이란 것을 깨닫게 되실 거예요.
어린이들이 우리 고전, 우리 옛이야기를 통해 기쁨과 감동을 얻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면서, 문득 생각나 쓰게 된 거친 글을 마칩니다. 좋은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2004년 9월 26일 알라딘에 보내주신 작가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