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이름과 사연을 간직한 채 우리의 산천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서, 인간과 함께 이 땅에서 살아 온 생물들의 이야기를 묶어 맺은 결실이다. 저자 권오길 강원 대학교 생물학과 명예 교수가 《조선일보》 토일섹션 「Why」와 《월간중앙》에 연재한 원고를 한 권으로 엮었다.
전작 『생명 교향곡』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따라 펼쳐지는 생물들의 생태 이야기를 그려 냈다면, 『생명의 이름』은 생명과 우리의 사이를 잇는 이름에 주목했다. 제철보다 이르게 설익은 채로 떨어지고 만 ‘도사리’, 매미가 탈바꿈한 자리에 남기고 떠난 ‘선퇴’, 겨울에도 푸르게 겨우겨우 살아가는 ‘겨우살이’처럼, 우리의 말이 낱낱이 새겨 놓은 검질긴 생명의 이름들은 이 책에 기록됨으로써 다시금 언어로서의 생명력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