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지리산닷컴(www.jirisan.com)에서 진행한 ‘맨땅에 펀드’ 프로젝트의 기록이자 결산이다. 지리산닷컴은 도시 사람들(지리산닷컴 회원들)에게 매일 아침 물음표 없는 ‘행복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지리산 자락의 사진과 이야기를 보내 염장을 지르는 것으로 유명한 사이트다. 이곳에서 2012년 3월 ‘땅, 농부, 이야기에 투자한다.’는 뜬구름 잡는 명목으로 1계좌당 30만원씩 100명의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놀랍게도 이 고가의, 고위험 펀드는 출시 즉시 완판되었다.
이후 지리산닷컴에서는 1년간 그 돈으로 임대한 땅에 “약을 치지 않고 농사짓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않은” 마을 엄니들을 설득해 가능한 한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지으려 애썼고, 또 주변의 어려운 농부들, 위대한 농부들이 가꾼 작물들을 ‘제값’에 구매해 배당했다. 투자자들은 총 5번의 배당을 받았고 배당품으로는 직접 농사를 지은 밀과 감자, 감, 땅콩, 고구마, 배추, 무, 직접 농사를 지어 가공한 김치, 청국장, 그리고 인근의 ‘착한’ 농부들에게서 구입한 산마늘(명이나물), 두릅, 오이, 건표고, 꿀, 매실효소, 허브차, 조청 등이 포함되었다.
이 보고서를 일반 독자들 용으로 보완해 만든 책에서는 ‘맨땅에 펀드’라는 기이하고 위험한 펀드가 1년간 겪은 희노애락, 가령 인선 파동과 마을 엄니들 간의 계파 경쟁, 그리고 아찔한 교통사고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책에는 그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행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비책도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