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거부 학생의 집에서 일가족이 시체로 발견된다. 부모와 할아버지는 잔인한 고문 끝에 사망했고, 중학생 아들은 자신의 방에서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경찰은 아들에 의한 범행으로 단정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려 한다. 하지만 사건에 의문을 품은 형사 마미하라는 외부인의 범행 가능성을 조사하려 하는데...
한편 피해자 가족의 이웃이자 사건을 처음 발견한 고등학교 교사 스도 슌스케는 이후 다른 등교거부 학생의 집을 방문하는데, 그 가족 역시 얼마 뒤 비슷한 종류의 참극에 휘말리게 된다.
<넘치는 사랑>, <영원의 아이> 등을 통해 '가족 내부에서 비롯되는 상처'의 문제에 천착해온 텐도 아라타의 장편소설로,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사건설정과 추리적 구성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방어막이 해제된 가장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를 더 쉽게 상처입히는 것이 아닌지, 그렇게 입은 상처가 썩어들어가 얼마나 큰 비극을 일으키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거라 믿는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현대 가족의 심리적 내상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거칠고 다소 전형적인 부분이 없지 않지만, 사소한 부딪침으로 인해 빚어지는 아픔과 고통을 포착하는 작가의 능력이 여전히 훌륭함을 확인할 수 있는 책.
미리보기 
(0)
최근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