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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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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혜경의 첫 산문집. 1982년 등단 후 한 권의 장편과 네 권의 소설집을 내는 동안 살뜰히 써온 글들을 처음으로 묶었다. 세상 모든 '첫'이 그렇듯, 그간 소설로 이혜경 작가를 만나온 독자들에게는 각별한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냥 걷다가, 문득'이라는 언뜻 담담해 보이는 제목에는 '그냥'에서 시작되어 '문득'에 이르게 한 농밀한 감정의 힘이 숨어 있다. 일상에서, 때로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과 잊지 못할 순간들 그리고 그때 마음에 스친 무엇들을 작가는 60여 편의 글에 찬연히 되살리고 있다. : 이혜경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또 따듯해진다. 슬몃슬몃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내 빈손 하나를 내밀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누군가 다가와 얼른 잡아줄 것 같은 그 손에 이혜경의 조용조용한 말소리가 담긴다. 조용하기만 한 게 아니라 툴툴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에 금이 쩡 가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우리들 삶이 다 그러하지 않은가. 여기저기 금간 곳을 알고는 있으나, 차마 더 벌어지지 말라고, 그만큼이라도 얼마나 많이 아프겠냐고 달래주며 사는 것이 삶이다. 이혜경은 그 삶의 빈틈에 길의 추억과 소소한 일상, 이웃의 다정한 모습을 채워 넣고 있다. : 이혜경표 소설이란 형식의 덧칠 속에 숨은 섬세한 선의 결을 따로 모은 것이 이 산문들이다.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스토리텔링은 소박한 인간 윤리의 지평을 확장시켜준다는 사실을 담담히 깨닫게 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북스 2013년 2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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