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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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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혜경의 첫 산문집. 1982년 등단 후 한 권의 장편과 네 권의 소설집을 내는 동안 살뜰히 써온 글들을 처음으로 묶었다. 세상 모든 '첫'이 그렇듯, 그간 소설로 이혜경 작가를 만나온 독자들에게는 각별한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냥 걷다가, 문득'이라는 언뜻 담담해 보이는 제목에는 '그냥'에서 시작되어 '문득'에 이르게 한 농밀한 감정의 힘이 숨어 있다. 일상에서, 때로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과 잊지 못할 순간들 그리고 그때 마음에 스친 무엇들을 작가는 60여 편의 글에 찬연히 되살리고 있다.

: 이혜경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또 따듯해진다. 슬몃슬몃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내 빈손 하나를 내밀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누군가 다가와 얼른 잡아줄 것 같은 그 손에 이혜경의 조용조용한 말소리가 담긴다. 조용하기만 한 게 아니라 툴툴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에 금이 쩡 가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우리들 삶이 다 그러하지 않은가. 여기저기 금간 곳을 알고는 있으나, 차마 더 벌어지지 말라고, 그만큼이라도 얼마나 많이 아프겠냐고 달래주며 사는 것이 삶이다. 이혜경은 그 삶의 빈틈에 길의 추억과 소소한 일상, 이웃의 다정한 모습을 채워 넣고 있다.
차병직 (변호사, 《법률신문》 편집인)
: 이혜경표 소설이란 형식의 덧칠 속에 숨은 섬세한 선의 결을 따로 모은 것이 이 산문들이다.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스토리텔링은 소박한 인간 윤리의 지평을 확장시켜준다는 사실을 담담히 깨닫게 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북스 2013년 2월 2일자

수상 :2013년 무영문학상, 2006년 동인문학상, 2006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2002년 이효석문학상, 2002년 현대문학상, 1998년 한국일보문학상, 1995년 오늘의작가상
최근작 :<사소한 그늘>,<나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기억의 습지> … 총 49종 (모두보기)
소개 :196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2년 《세계의문학》에 「우리들의 떨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 집 앞』 『꽃그늘 아래』 『틈새』 『너 없는 그 자리』, 장편소설 『길 위의 집』 『저녁이 깊다』 『기억의 습지』, 산문집 『그냥 걷다가, 문득』 등이 있다.

이혜경 (지은이)의 말
오래전 인도양의 한 섬에서 홀로 바닷가를 거닐던 때였다. 관광지가 아니라서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해변이었다. 맑은 바닷물 속에서 헤엄치는 열대어는 하늘빛보다 더 파랗고, 소라껍질을 집 삼아 드나드는 게의 눈조차 파랬다. 몸 빛깔이 파란 외계인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느릿느릿 걸었다. 해풍 때문에 셔츠가 배의 돛처럼 부풀어오르고, 셔츠 호주머니에 주워 넣은 조개껍질 두 개가 쟁강거리며 풍경 소리를 냈다. 열대의 태양으로 미적지근해진 바닷물이 발목을 간질였다. 바위 몇 점을 제외하곤 온통 수평선만 보일 뿐인 해변을 걷는데 문득 말이 차올랐다. 참 행복하구나, 나는 행복한 순간들을 남들보다 많이 누리는구나…… 그 말을 떠올리는 순간, 행복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사람들이 들어섰다. 이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산문집 교정을 보자니, 다시 그 해변에 선 듯하다. 그동안 만났던 인연, 머물렀던 순간들, 그럴 때 내 마음에 스친 무엇들…… 크고 작은 깨달음을 준 그 인연에 대한 고마움이 새록새록 밀려와 따뜻한 물처럼 발을 적신다. 물론 바늘 끝 하나 꽂을 자리 없이 딱딱하게 오그라들었던 순간들도 있었고, 그만 길에서 내려서고 싶은 순간도 없지 않았으나, 사람과 생은 내겐 여전히 경이롭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만큼 생명 있는 것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들에도 자주 눈길이 머물렀으나, 놀라운 장면을 본 아이가 저도 모르게 입을 헤벌리듯, 삶이라는 길을 걸어오며 그런 표정을 짓는 순간이 잦았음을 내가 쓴 글을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 그건 다름 아닌 나 자신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최근작 :<프레너미>,<유대인 극장>,<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등 총 175종
대표분야 :영화/드라마 13위 (브랜드 지수 13,369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