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네 권으로 구성된 '자전소설 모음집'. 문예지 「문학동네」 '젊은작가특집'의 일환으로 기획된 '자전소설'에는 김사과, 정한아, 윤이형 등 신인작가부터 하성란, 김연수, 박민규 등을 비롯, 이혜경, 성석제, 방현석 등 중견작가까지 지금 한국소설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작가들이 망라되어 있다.
: 자전소설이란 대체 무엇인가. 그냥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우기는 작가들로 세상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주장하지요. “소설가는 자기의 생활이라는 집을 부수어 그 돌로 소설이라는 집을 짓는다.”(밀란 쿤데라) “어떤 전기 작가도 내 생활의 비밀을 엿볼 수 없다.”(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무질의, 카프카의 그리고 나의 전기란 없다.”(헤르만 블로흐) 이런 주장의 밑바닥에는 ‘작품=전기’라는 등식이 알게 모르게 깔려 있을 터. 주인공이 한갓 허깨비가 아닌 것은 그가 작가의 전인격의 체현인 까닭. 그럼에도 ‘자전소설’이라는 게임이 별도로 성립한다면 그 광경은 실로 흥미진진하지 않겠는가.
: 세상의 모든 시집은 유고시집이지요. 장정일이 첫 시집을 세상에 내보내며 한 말이다. 어쩌면 시란 그의 말대로 잠재적 요절의 산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소설은 무엇인가. 여기 당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소설이 총망라된 책이 있다. 이름하여, 『자전소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기억의 지층을 탐사하는 소설가들의 집요한 괭이질 작업과 대면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른 무엇도 아닌, 오로지 소설가로만 살아가도록 운명지어진 어떤 순금의 시간이 발굴되는 현장에 동참하게 된다. 그것은 전율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동반한다. 소명에 대한 소름끼치는 각성. 장담컨대, 소설은 이 전율의 발견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경구를 덧붙여도 좋겠다. 세상의 모든 소설은 자전소설이지요.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 『여름의 맛』, 장편소설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사진산문집 『소망, 그 아름다운 힘』(최민식 공저)과 산문집 『왈왈』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수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1969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4년 『실천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두번의 자화상』 『늑대』 『국경을 넘는 일』 『매향(埋香)』, 장편소설 『여자 이발사』, 산문집 『세상의 큰형들』 『기타 등등의 문학』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채만식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국립순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6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2년 《세계의문학》에 「우리들의 떨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 집 앞』 『꽃그늘 아래』 『틈새』 『너 없는 그 자리』, 장편소설 『길 위의 집』 『저녁이 깊다』 『기억의 습지』, 산문집 『그냥 걷다가, 문득』 등이 있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어>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나프탈렌》 《향》 《마담뺑덕》 《아콰마린》,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 《힌트는 도련님》 《사십사四十四》 《같았다》, 짧은 소설 《그리스는 달랐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