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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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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전 문헌들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글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별칭(別稱)들 때문에 곤혹을 겪은 경험이 있다.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을 꺼렸던 관습 때문에 동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름을 대신하는 다양한 호칭들이 발달해 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字)와 호(號)다.
그 밖에 시호(諡號)나 봉호(封號), 심지어 역임했던 관직명이나 지명(知名), 출신지 등의 호칭들이 사용되어 왔다. 이런 관습들은 고전 문헌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별칭이 누군지 확인해야 하는 곤혹스런 경험을 요구하게 만들었다. 본 사전은 그런 번거로운 절차를 조금이라도 덜어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는데, <저서·작품> 항목을 추가하여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선인(先人)들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항목마다 한글 독음을 달아 가독성을 높였고, 인명마다 생몰연도를 달아 편의를 도모했다. 1. 자字·········································································· 13,000여 항목 :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한반도와 만주 일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우리 민족은 오랜 기간 같은 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켜 왔다. 때로는 외침을 받아 위기에 빠지고 때로는 대립도 했지만, 끝내 민족적, 문화적 동질성을 잃지 않고 현재까지 이르렀던 것은 그만큼 우리의 역량이 남다르고 우리의 문화와 국토를 지키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이처럼 우리의 문화와 언어를 큰 굴곡 없이 지켜왔던 것은 민족 구성원 하나하나의 지혜와 분투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한 우리 민족 구성원들의 삶과 정신을 오늘날에 되새기고 계승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인물이 배출되었지만, 그들의 생애를 우리가 얼마나 잘 알고 있고 잘 정리하고 있는가 하는 데 생각이 미치면 부끄러운 마음이 일지 않을 수 없다. 그간 여러 종류의 인명사전이 출간되어 이런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대부터 삼국, 고려와 조선 시대까지 밤하늘의 별과 같은 인물들의 개인사가 온전하게 정리되었다고 자신하기에는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선인들의 뛰어난 업적을 보다 많이, 보다 정확하게 정리하는 일은 비단 특정 학문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자의 과업이 아니라고 하겠다. 이 책이 이전에 나왔던 사전들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것이다. 다만 수록된 인명이 여타 사전보다 풍부한 반면 필요 이상으로 상세한 내용을 과감하게 정리하여 간편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단권(單卷)으로제작하여 사용이 용이하다는 이점도 있다. 이 사전의 편찬자인 임종욱 박사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이 지난(至難)한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방대한 작업은 개인의 노력보다는 국가나 단체에서 맡아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체계적이겠지만, 현실의 여건이 여의치 않다면, 개인의 노력을 모아 뒷날을 대비하는 것도 좋으리라. 끝으로 오랜 기간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 이만한 성과를 올린 임종욱 박사의 노고와 그 가치에 비해 수익성이 형편없는 사전을 출판하는 도서출판 이회 사장의 문화적 사명감에 경하를 표한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Books 북Zine 2010년 2월 13일자 '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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