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라는 개념에 원래의 전복적 잠재력을 돌려주고, 그에 근거해 오늘날 시장이데올로기와 냉소주의에 맞설 수 있는 탈근대적 존재론과 정치학을 모색하는 책.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의 지은이기도 한 진은영은 용수, 질 들뢰즈와 더불어, 탈근대로 진입한 첫 번째 철학자였던 니체에게로 되돌아간다.
지은이는 소위 탈근대 철학자들이 모두 니체의 사유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것에 착안해, 탈근대 철학에 의해 도입된 전복적 차이 개념을 사유하고 차이의 철학을 발전시키는 작업은 니체의 철학에 대한 이해를 통해 더욱더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니힐리즘의 극복과 영원회귀, 용소의 공과 니체의 영원회귀,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차이의 철학의 실천적 함의 라는 제목아래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의 사유를 뒤집는 마주침을 주선해 '지금-여기'의 삶을 다시 생각하는' 클리나멘 총서 4번째 책.
2000년 <문학과 사회> 봄호로 등단했다.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를 출간했다.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
진은영 (지은이)의 말
솔직히 고백하건대(솔직히 말한다는 것은 늘상 어떤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지만 용기를 내자면) 나는 가끔은 이상한 허무감에 휩싸여 '나는 철학을 믿지 않는다'라고 중얼거릴 때가 있다. '그렇다면 너는 무얼 믿는지?' 이렇게 반문할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불탄 집의 부서진 창으로 신선한 향기를 날려보내는 식물들이다. 철학이든 문학이든 말과 사유로 지어진 집들이 작은 불꽃에도 얼마나 쉽게 타버리는 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꾸 철학과 문학의 주변을 기웃거리게 되는 것은 그 허술한 집 둘레로 모여든 자들의 묘한 향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