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전해 오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으로 알려진 <삼국사기>는 고려 때 쓰여진 책으로 모두 5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가 백성들 사이에 전해지던 이야기나 건국 신화를 모아 자유로운 방식으로 기록한 역사책인데 비해 <삼국사기>는 좀더 역사적 기록으로서의 가치에 중심을 두고 쓰인 책이라 한다.
이 <삼국사기>에 실린 이야기 중에 아홉 가지를 골라 풀어 엮었다. 알에서 나온 신라의 왕 박혁거세, 역시 알에서 나와 고구려의 왕이 된 주몽, 백제를 세운 온조 등 삼국을 일으킨 왕의 이야기에서부터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슬픈 사랑 이야기, 목숨을 건지려 머슴살이와 소금 파는 일을 했던 미천왕의 이야기 등이 담겼다.
특이한 점은 <삼국사기>를 그대로 풀이한 것 외에 중간중간 삽입해 둔 지은이의 설명. 지은이는 <삼국사기>에는 고조선이나 부여, 발해의 역사가 빠져 있음을, 지나치게 신라 중심으로 씌어졌음을 일러두며,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삼국사기>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으로서의 가치, 오래 전 우리 역사를 알려주는 나침반으로서의 구실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중간 중간 페이지 하나씩을 할애하여 이야기에는 나와 있지 않은 그 시대의 풍습을 알려주거나 <삼국사기>에는 누락된 사실을 실어 역사를 보는 시각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돕기도 한다. 책의 처음에는 삼국시대의 유적들에 대한 사진이 실려 있다. 지은이 조호상은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풀어낸
<연오랑 세오녀>를 쓰기도 했다.
조호상 (지은이)의 말
이 두 역사책 가운데 여기서는 <삼국사기>에 실려 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려 합니다. 그렇지만 <삼국사기>를 통째로 낱낱이 들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랬다가는 여러분 모두 얼마쯤 읽다가 책을 내던지고 말 겁니다. 분량이 꽤 많은 데다 여러분이 읽기에 지루한 내용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미있고 의미롭다고 여겨지는 내용을 간추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새로 이야기를 꾸몄습니다. 그러니 나의 어린 독자들이여, 부디 재미나게 읽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