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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성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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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미를 탐구하는 시리즈 '아시아의 미' 여섯 번째 책.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원은 인간의 입장에서 자연을 가둬 창조한 삶의 공간이다. 또한 정원은 사람의 뜻을 담는 그릇이다. 그 속에는 희망, 평안과 행복, 새로운 모험 그리고 판타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담긴다. 내용을 감싸는 형식 또한 시대마다 달라서 당시의 예술적 취향에 따라 각기 달리 재현된다. 이렇게 내용과 형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 나라의 문화 속에서 인간의 희망이 어떻게 달리 표현되는지 정원을 통해 흥미 있게 관찰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흥미로운 주제인 정원이 시와 그림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동아시아 세 나라 정원(한국의 담양 소쇄원, 중국의 쑤저우 주오정위안, 일본의 교토 료안지)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prologue : 정원은 집이라는 구역 안에 조성된 자연이다. 실제로 삶을 영위하는 현실적인 공간이긴 하지만 그림이나 시 속의 자연과 같이 사람의 마음과 손길을 통해 재창조된 예술작품이기도 하다. 대체로 정원은 사람들이 그리는 이상향을 담은 공간이라 할 수 있는데,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예술적 취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지닌다.
이 책에서는 시인 묵객들의 단골 소재였으며, 지금까지도 전하는 대표적인 고전 정원의 모습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정원의 특색을 짚어 보았다. 한국의 정원은 소박하고 은근하다. 거기에 무심히 안기면 그대로 편안하다. 돌확, 분재, 작은 폭포 등 아기자기한 경물들이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정원인 담양 소쇄원은 시와 그림이 넘쳐나는 곳이다. 오동나무에서 홀연히 날아오르는 산새의 날갯짓, 잔물결 일구는 연못 속의 물고기, 댓잎 부비는 소리, 물레방아에서 튕기는 물방울 소리, 계곡을 따라 흐르는 꽃잎은 무릉도원을 손짓한다. 중국의 정원은 몽환적이다. 인간의 의지대로 자연을 끌어들인다. 요소요소를 환상적으로 꾸며 놓아 한 바퀴 돌아 나오면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느낌이 든다. 쑤저우의 주오정위안은 중국 4대 명원의 하나로 500년 역사를 자랑한다. 광활한 자연도 압도적이거니와 이곳에 인연을 둔 시인, 화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여서, 예술의 보물창고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의 정원은 절제미를 추구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교토의 료안지, 그곳에선 시간도 숨을 쉬지 않는다. 물결치는 흰 모래밭과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이는 돌무더기만으로 완성된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이 책은 서해문집에서 아모레퍼시픽재단의 후원을 받아 펴내는‘아시아의 미’가운데 한 책이다. 이 시리즈는 아시아 문화예술 분야의 연구자들이 전문적인 내용을 쉬운 문체로 서술하고 많은 도판을 넣어 일반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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