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출신으로, 내가 읽고 싶은 소설을 쓰겠다며 장편소설을 쓰다가 201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문어」로 등단한 신호철의 첫 소설집.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양자역학에 관해 관심을 가졌고, 그 속에서 문학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작가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문학 장르에서, 과학이라는 필터가 살짝 가미된 이 소설이 독자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소설집 <원 그리기>에 수록된 9편의 단편들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말하며, 욕망, 타인의 시선, 자아, 중독, 타락, 아름다움, 죽음 등의 소재로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과연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자문하고 있다. 그것은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 나름의 시선과 자의식이 투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신호철의 소설이 주목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들의 삶이 드러내는 갖가지 병리적인 실태들이다. 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는 그 환자들이 내지르는 비명과 신음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고통의 소리들을 전하면서, 공감함으로써 가능한 어떤 공명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의 말
관측 가능한 불두덩의 중력장 …… 11
슈뢰딩거 고양이 …… 38
조형물 …… 64
모든 곳에 언제나 …… 88
원 그리기 …… 113
단세포적 참회 …… 136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 160
프랙탈 …… 183
문어 …… 209
해설 _ 앓는 자들의 소리를 들어낸다는 것 …… 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