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에 거주하며 사진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사진가 양해남의 사진시집이다. 그는 소를 몰아 논갈이하는 농부, 새참을 내온 농부의 아내, 시골길에서 스쳐간 아이들, 장터에서 만난 사람들을 사진 찍고 시를 썼다. 그의 사진과 시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같다. 촬영 대상과 교감이 이루어질 때만 찍는다는 그의 사진은 특별한 사진 기교도 부리지 않고 일상적인 눈높이에서 자연스럽게 촬영된 것들이다.
촬영 대상에 대한 작가의 존중과 배려가 깃든 따뜻한 사진이다. "무언가를 나누고 싶은 내 마음은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지요."(작가의 말) 그는 나날이 쇠락해져 가는 농촌과 장터의 사람들과 일상을 시간의 예술인 사진에 차곡차곡 담았다.
책을 열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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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빠만 남겨두고/봄봄/봄엔 말 짓하고 싶다/지황심기/새참/땅/꿀농사/뜬모 지우기/논두렁 달리다/나를 키운 미소/
기승전처/느린농부/벚꽃놀이/아버지의 등/방우리 봄/언덕에 올라/초파일/맨발의 가을/추곡수매/쓴 게 몸에 좋은 이유/
가을보관법/파김치/바다여 고맙습니다/예당저수지 할머니 어부/용강 어부/할아버지는 슬프다/포도농사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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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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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도화지/덕구는 상팔자/호기심/희망사진관/편지/재생의 기쁨/휴대폰/날구지/대화 03/어떤 날/엄마는 설치미술가/
그리움 내리고/중앙극장의 전설/너와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