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의 비행>, <크림슨 리버>, <돌의 집회>의 작가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네 번째 소설이다. 깨진 기억의 조각들을 찾으려는 여인, 뇌를 연구하는 정체불명의 박사, 살을 깎고 뼈를 부수는 연쇄살인범,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경찰, 잔인한 터키의 범죄조직. 그리고 이들이 얽혀있는 미스테리한 사건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2003년 프랑스에서만 2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이 작품은 프랑스 문학사상 가장 많은 저작권료를 받고 영화화되었다. 작가는 참혹한 살인과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 극우 민족주의 조직 등의 소재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치밀한 구성을 보여준다. 양분되어 있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 실감나는 상황묘사가 돋보인다.
안나 에메스는 특이한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평범한 것들은 모두 기억하지만 자신의 주변 사람들, 특히 남편마저도 낯설어 하는 것이다. 남편의 친구이자, 안나의 치료를 맡은 에릭 아케르만 박사는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안나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 마틸드 빌크로와 만나게 된다.
한편, 경찰청 수사부 팀장인 폴 네르토는 터키 타운에서 벌어진 엽기적인 연쇄 살인사건을 맡게 된다. 그러나 범인은 불법체류자를 범행대상으로 삼아 피해자의 신원파악조차 어렵다. 결국 폴은 예전에 터키 타운을 담당했던, 전설적인 수사경력을 가진 퇴임 형사 장 루이 시페르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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