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가 자신의 결혼생활을 써내려간 에세이. 완전히 다른 한 남자를 만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선물처럼 다가오는 기쁨과 냉혹한 외로움, 조금은 슬프지만 대체로 평화로운 일상, 그 사람으로 인해 색깔을 지니게 된 하루하루. 특유의 간명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펼쳐보이는 열여섯 개의 단상이 담겼다.
취향도 다르고 노는 것도 다르고 전혀 다른 기억을 지니고 있는 그와 그녀. 가끔은 모두 같으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결혼이라는 틀 안에서 그들이 서로 부딪치고 실망하며, 또 오래 함께 하기 위해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에 대한 에쿠니 가오리식 해법이다.
작가라는 직업상 주말에 대한 개념이 없던 그녀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주말'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다가오고, 그렇게 매번 다른 느낌, 다른 풍경의 주말이 되풀이된다.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고 또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 에쿠니 가오리의 소소한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투명하고 다정한 느낌의 짧은 글모음.
공원
비
외간 여자
월요일
밥
색
풍경
노래
벚꽃 드라이브와 설날
혼자만의 시간
자동판매기의 캔 수프
방랑자였던 시절
고양이
어리광에 대해서
킵 레프트
RELISH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한 후, 1987년 쇼와 여자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오츠마 여자 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겐지 이야기』『창가의 토토』『냉정과 열정 사이』『박사가 사랑한 수식』『먼 북소리』『내 남자』『가면 산장 살인 사건』『인어가 잠든 집』『살인의 문』『백야행』『기린의 날개』『다잉 아이』『오 해피 데이』『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분신』『환야』등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은이)의 말
결혼한 지 2년이 되는 가을에서 3년이 되어 가는 가을까지 쓴 에세이를 모았습니다.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니, 이 글들은 이미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지나간 이야기. 하지만 버들가지에 부는 바람처럼,그저 받아넘기기만 할 뿐 세월이 흘러도 서로에게 길들지 않는 남녀의 행복하고 불행한 이야기라면 좋겠습니다. ...무슨 말이든 써도 상관없다고 말해 준 남편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