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9곳의 미술관과 갤러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미니 인터뷰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객관성과 전문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미술관 관람하는 데 필요한 작은 수칙들, 초보 관람자가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가지려면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미술관과 갤러리는 대체 뭐가 다른 건지 등 ‘유용한 정보’까지 함께 수록하였다.
더불어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까지 가득 실어 두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곳보다는 저자가 수년간 다니며 보물찾기 하듯 찾아낸 보석같은 곳들이다. 매우 주관적이지만 그만큼 자신있게 추천하는 곳이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소소하지만 내공 있는 알뜰 정보까지 모아모아 아낌없이 알려 준다.
최근작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 친정엄마 외할머니> … 총 7종 (모두보기) 소개 :매일 기록하는 사람. 두 아이와 글쓰기를 부둥키고 삽니다.
에세이를 쓰고 가르치며 두려움을 이겨내며 글을 쓰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1년에 한 권의 책을 쓰고 문득 손으로 만드는 작은 것들이 그리워지면 독립출판물을 만듭니다.
저서로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공저)』 『여행자의 편지, 치앙마이』 등이 있고 독립출판물 『(별로 안 유명한) 작가는 북토크에서 무슨 말을 할까?』 『정원을 돌보며 나를 키웁니다』 등을 만들었습니다.
혼자서 서울을 산책할 용기 있는 탐험가와
그림 감상을 취미 삼게 될
그대를 위하여!
바야흐로 춘삼월. 꽃 피는 봄이 오고 있건만, 아직도 옆구리가 시린 불쌍한 청춘들을 위해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운 ‘미술관 나들이’를 추천하고자 한다. 그렇잖아도 요새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 작가 그림은 색감이 좋더라” “이번에 어느 해외 유명 작가 작품이 어렵게 들어왔으니 꼭 가서 보자” 이런 이야기를 해대는 통에, 미술관에 관심이 없다가도 생기던 찰나였을지도 모른다.
미술관, 늘 우리 가까이에 항상 있고, 과거에도 있었으며, 앞으로도 있을 예정이지만, 마냥 쉽고 편하기만 한 곳은 아니다. 예술의 전당이나 시립미술관 같은 대규모 미술관에서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이 바다 건너 올 때마다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어 그나마 조금 본 듯도 하지만, 지금 방금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신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갤러리가 있고, 미술관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설령 그곳에 갤러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할지라도 쉽게 그 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 있는 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미술에 대해 뭔가 많이 알고 있는 눈치인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큰맘 먹고 갤러리 입구에 섰다. 어색하게 들어가 쭈뼛거리다 “입장료는 어디서…….” 하고 있는 당신, 한 가지 미리 알려주자면 99%의 갤러리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무료로 전시를 개방하고 있는 갤러리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무지하게 많다는 사실.
하지만 그렇게 들어온 갤러리에는, 하얀 벽에 무성의한 〈무제〉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알 수 없는 그림뿐이다. 이쯤 되면 당신은 슬슬 혼란에 빠진다. “대체 무슨 색감이 좋다는 거고, 뭐가 유명한 그림이라는 거지?” 대충 팔짱을 끼고 최대한 무신경하게 그림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몇 번 끄덕이다 도망치듯 나오고 말 것이다.
그러나 걱정은 마시라. 당신만 그런 것은 아니므로.
그러나 앞으로는 그러지 마시라.
미술관과 갤러리는 우리들을 향해 두 손 벌려 ‘언제든 환영’하고 있으니까.
우리, 미술관에 작정하고 놀러가자!
1년에 몇 번은 자신의 전시를 하면서, 갤러리 문턱을 카페 가듯 수시로 드나드는 젊은 작가 문희정. 그녀는 놀거리가 다양하지 않은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중에 태어날 딸아들이 “엄마 아빠는 어디서 처음 만났어?”라고 물어올 때, ‘클럽’이나 ‘나이트’보다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적어도 그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몰라서 못 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소망도 가지고 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도 모두 저마다의 특성이 있고, 사연이 있다. 가까운 예로, 경복궁 옆길에는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국제갤러리, 학고재갤러리가 나란히 줄지어 있지만, 이 세 곳의 특징은 모두 다르다. 한번만 발품을 팔면 순식간에 갤러리 세 곳에서 각기 다른 성격의 세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공짜로! 멀리 갈 것도 없이, 서울 시내만 찬찬히 둘러보면 너무나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어디부터 가면 좋을지 참으로 행복한 고민에 아니 빠질 수 없다. 이쯤 되면 골라먹는 아이스크림 앞에서 고민하던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전문교육을 받은 큐레이터가 아니다. 작가라고 하기엔 누추한 이력을 갖고 있는 햇병아리일 뿐이다. 따라서 이 책이 전문 지식으로 가득한 참고서가 될 리 만무하다그런 책은 이미 서점에 많기 때문에 굳이 나까지 나서 종류를 늘릴 필요는 없겠지. 다만 문화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게 까짓 예술 별거 아니라며 옆구리를 콕콕 찌를 작정이다.
나는 이 책이 관람객의 입장에서 아마추어의 문화생활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책이 되길 바란다. 문화생활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영화관 외에도 결정할 선택의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 영화관은 데이트할 때, 크리스마스에, 일주일 만에 얻은 휴일에, 심지어 명절에도, 혼자서, 친구와, 애인과, 가족과도 충분히, 끊임없이, 지겹게 가지 않았나.
―〈미술관으로 놀러가기 전에〉 중에서(본문 9쪽)
때마침 출출한 당신을 위해, 그리고 이왕 나온 발걸음 바로 집으로 돌리기 아쉬운 당신을 위해,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까지 가득 실어 두었다. 단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곳보다는 문희정 그녀가 수년간 다니며 보물찾기 하듯 찾아낸 보석같은 곳들이다. 매우 주관적이지만 그만큼 자신있게 추천하는 곳이다. 어디는 가까이에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고, 또 어디에서는 동네 축제를 구경할 수 있으며, 또 작은 노력으로 무엇인가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한 곳도 있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소소하지만 내공 있는 알뜰 정보까지 모아모아 아낌없이 알려 준다.
젊은 작가 문희정! 그녀가 직접 찍고, 그리고, 쓴 ≪미술관에 놀러간다≫! 이 책이 미술관으로 놀러가는 당신에게 때로는 좋은 친구가, 때로는 멋진 애인이 되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총 29곳의 미술관과 갤러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즐거운데,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미니 인터뷰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객관성과 전문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혹시라도 여전히 미술관을 어려워 할 우리를 위해, 필자 문희정은 중간중간 ‘유용한 정보’까지 덤으로 끼워놓았다. 평소에 너무 궁금한데 누구에게 물어보기는 애매했던 것들, 가령 미술관에는 뭘 입고 가야하는지, 미술관 관람하는 데 필요한 작은 수칙들, 초보 관람자가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가지려면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미술관과 갤러리는 대체 뭐가 다른 건지 등등…….
이 책을 만들면서 이곳에 나온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필자가 제시한 미술관 옆의 많은 놀이터들을 누비며 직접 체험해 봤다. 실제 모습과 분위기가 원고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과 너무 똑같아서 무릎을 치며 웃기도 했고, 또 그 위에 우리만의 느낌을 보태고 더하면서 ‘누가 설명해 주는 곳’이 아닌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다.
지금 당장 미술관에 놀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