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난나'라는 소년의 20년 삶자취를 따라가본 성장소설. 자연 속에서 자유롭고 티없었던 한 소년이 고향을 떠나고, 세상에 물들고, 그러다가 다시 고향과 자신 속으로 돌아오는 기나긴 '회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장길수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하였다. 2005년 8월 개봉.
할머니와 누이동생과 함께 가난하게 살아온 난나는 도회지 여수로, 다시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함께 놀던 새와 돌멩이와 바다는 없다. 누이는 공장에 취직하고, 할머니는 생선장사를 하는 가난한 집안. 난나의 성장기인 60년대는 무엇 하나 평안한 것 없는 격동의 시기다.
청년 난나도 차츰 도회에 익숙해가면서 명예와 복잡한 삶을 좇게 된다. 하지만 어느날 그는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상실한다. 다시 깨어난 그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 할머니도, 애인도.
하지만 청년 난나는 이제 그만 허망한 너울같은 삶을 벗어버리겠다고 결심한다. 수도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는 "나는 이제 내가 내몸의 청지기인 것을 깨닫고 청지기로서의 삶을 겸허하게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부디 탕자의 내 눈물을 헤아려주시기를 신에게 기원한다."는 말을 남기고 동생과 작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