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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서 무라카미 류는 최고급 프랑스 요리에서 패스트푸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들을 먹으면서, 미각뿐만 아니라 오감을 총동원하여 우리들 속에 숨어 있는 관능과 추억을 일깨운다.

뉴욕의 고급매춘굴에서 만난 초능력의 치과의사, 튀어나온 작은 돌기가 두려워 콩알(클리토리스)이 없는 여자를 꿈꾸는 남자, 헤픈 여자를 아내로 둔 남자, 토플리스 바의 한국인 여자 댄서, 유명 브랜드를 미친 듯이 쇼핑해대는 남자, 새카만 똥을 볼 때마다 아들 생각을 하며 울음을 참는 이혼남, 너무 아름다워서 무서운 여자, 주인공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유부녀 등 이 소설의 화자가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는 항상 특별한 음식이 자리한다.

무스 쇼콜라, 핫도그, 자라 요리, 상어 지느러미 수프, 생선 이리, 트뤼프, 부야베스, 산초된장, 오리 푸아, 훈기 포리티니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에서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들의 맛과 향의 향연이 벌어진다.

무라카미 류는 이러한 음식들을 맛보고 느끼고 냄새맡는 우리의 오감을 통해 어떤 상처도 없고, 어떤 이데올로기도 침투되어 있지 않는 시원 상태를 지향하고 욕망한다. 그리고 혀로 느끼는 맛을 통하여 상처를 치유하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음식은, 되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나이 든 한 남자를 센티멘털에서 지켜주기도 하고, 실물을 보고 그만 꿈에서 깨어난 한 여자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기도 하고, 아들과의 추억을 찾아 테니스장을 찾은 노인으로 하여금 옛날 행복했던 시절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고, 자신 안의 어떤 부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아득히 먼 시원의 기억을 일깨우기도 한다.

나는 언제나 낭비를 해 볼 수 있을까?
`한 세기의 일몰이 풍경이 요리와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다. 그리고 그는 재빨리 그 추억을 버리고 다시 혼자서 걸어간다`고 누군가 이 책의 표4에 썼다.

한 세기의 일몰이란 결국 `세계가 다 소멸해버린다면 인간에게 아까울 것은 무엇이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포즈, 몸부림, 아우성 혹은 아귀다툼의 난장판이라는 얘기. 아귀는 늘 배가 고픈 불교계 아비지옥의 스타다. 스님들이 비운 바리때를 한 조각 남긴 김치로 물에 헹궈내는 것도 이 아귀 때문이라고 한다.

이 아귀는 기아, 배고픔, 탐식의 욕망의 순수한 결정체라는, 그래서 사바의 인간들에게 깨달음의 길로 들어서라고 재촉하는 기특한 존재 의의라도 있지만, 첨벙 늘어진 뱃살을 어쩌지 못하면서도, 다이어트 따위로 황폐해진 몰골로 골목과 대로의 식당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우리 인간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 골목과 대로에는 세기말 일몰의 긴 그림자도 없으며, 식욕과 취기의 욕망에 불을 붙이는 붉은 놀도, 어떤 추억도 회의도 없다. 거기에는 소비뿐이다. 아니면 기호를 가장한 야만적인 소비!

`추억을 버리고 다시 혼자서 걸어가는` 것은 무라카미 류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다.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은 그 부산스러움, 호기심, 에너지를 두고 어떤 촌스러운 한국의 기자는 조선적이라고 말했던가. 곱창전골이나 게장에도 일가견이 있는 그의 식성, 아니면 제국주의 시절에 한국에서 살았던 모친의 영향 따위에 대한 정보를 과시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런저런 구차한 회의와 질문을 떠나서 이 책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전제와 조건이 없는 낭비, 삶이 아주 천박해져서 오히려 담담해질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것은 힘이다. 과시하는 힘이 아니라 자신을 더 밀고 나가야만 하는 고독한 자의 고독에서 비롯되는 힘이며, 그 힘은 요리와 관능을 매개로 폭발한다. 이 책은 그런 폭발의 흔적을 색정적으로 기록한 책이다.

`돈은, 써버리면, 거품 따위 일어날 수가 없다. 더 벌자, 더 저축하자, 라는 서글픈 농경민적 가치관이 거품경제와 디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이다. 수렵민은 낭비밖에 모른다. 어떤 측면에서 볼 때, 낭비는 미덕인 것이다.` 무라카미 류의 넉두리다. 나는 언제나 낭비를 해 볼 수 있을까? - 배상규(한국경제신문 출판부 근무)

수상 :2005년 노마문예상, 1976년 아쿠타가와상
최근작 :<오디션>,<69>,<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 총 291종 (모두보기)
소개 :
최근작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 8>,<나무늘보는 변할 수 있을까?> … 총 269종 (모두보기)
소개 :

무라카미 류 (지은이)의 말
돈은, 써버리면, 거품 따위 일어날 수가 없다. 더 벌자, 더 저축하자, 라는 서글픈 농경민적 가치관이 거품경제와 디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이다.
수렵민은 낭비밖에 모른다. 어떤 측면에서 볼 때, 낭비는 미덕인 것이다.

작가정신   
최근작 :<움직임>,<모비 딕>,<당신이 사랑한 예술가>등 총 220종
대표분야 :과학소설(SF) 27위 (브랜드 지수 7,551점), 추리/미스터리소설 30위 (브랜드 지수 25,454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