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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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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숨은 2016년 장편소설 <한 명>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역사를 글로 옮기는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며 쓰게 된 소설 <한 명>에 이어 작가는 또 한 권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의 생애를 다룬 장편소설 <흐르는 편지>를 내놓는다.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최초 증언자 김학순 할머니(1924-1997)의 공개 증언 이후 지금까지 240여 명의 피해자 할머니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가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문학의 장으로 이끌어낸 <한 명>을 출간했을 당시만 해도 40명의 생존자 할머니들이 남아 있었지만, 2018년 7월 현재 그분들 중 27명만이 생존해 있을 뿐이다. 생존자 할머니들의 수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전작이 그분들의 현재 삶을 가정하여 써 내려간 이야기라면, <흐르는 편지>는 위안소에 살고 있는 열다섯 살의 '위안부' 소녀를 등장시켜 그 시대 그 처참한 비극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시간의 흐름으로만 따진다면 <흐르는 편지>가 먼저 쓰였어야 했지만, 작가는 그동안 취재한 증언과 자료들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고 위안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쓸 "용기"가 생기기까지 2년여가 걸렸다고 고백한다. 흐르는 편지 007
: 우리는 무엇의 참가치를 상실의 목전에서야 발견한다. 그것을 박탈당하는 순간까지 아슬아슬하게 가보고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죽음이 널리고 널린 전시의 상황은 인간의 존엄을 박탈해 갔지만 생명의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이것은 극한 상황이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양면성이다. 그녀는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 간 폭격에서 은실과 군인들이 필사적으로 살기 원하는 모습을 목도했고, 죽은 에이코를 화장하면서 그녀의 고통을 상상적으로 느꼈다. 결국 “아무도 죽지 않았으면 좋겠”(289쪽)다는 마음으로 아기의 생존을 바라게 된다. 삶의 의지를 점화한 것은 단지 죽음에 대한 거부다. 즉 삶에서 거창한 의미를 발견해서가 아니라 단지 죽기 싫기에 살고 싶어진 것이다. (……) 삶은 삶이기에 삶의 이유와 당위를 제공한다. 형언 불가능하게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지고의 미덕은 결국 살아남아야 한다는 당위이며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8년 7월 26일자 -
경향신문 2018년 7월 27일자 '책과 삶' - 연합뉴스 2018년 7월 27일자 - 서울신문 2018년 8월 2일자 - 중앙일보 2018년 8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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