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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롯데월드타워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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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해 작가가 가질 수 있는 문제의식을 가장 문학적인 방식으로 다루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예 천희란의 첫 소설집. 2015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등단한 천희란은, 심사 시작 5분 만에 만장일치로 당선이 결정되었을 만큼 소설의 독특한 매력과 집중된 사유의 문장력을 익히 인정받은 바 있다.

등단 3년도 안 돼 소설집 한 권이 묶일 만큼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천희란은 '2017 젊은작가상'을 받는 등 평단과 독자들의 고른 호응을 얻으며 "대체 불가능한 한 명의 작가로" 이미 그만의 작품세계를 이루어가고 있다.

"당대의 징후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상징화한"(소설가 이기호) 등단작 '창백한 무영의 정원'에서부터 시작된 '어떻게 죽음을 인식하고 기억할 것인가'라는 작가 특유의 묵직한 물음은 첫 소설집에 실린 총 8편의 소설 속에서 그동안 써 내려간 끈질긴 고민과 천착의 흔적으로 또렷이 형상화되어 있다.

창백한 무영의 정원 7
예언자들 35
영의 기원 77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111
신앙의 계보 149
경멸 189
사이렌이 울리지 않고 223
화성, 스위치, 삭제된 장면들 265

작품해설 304
작가의 말 331

첫문장
B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녀의 이름은 여진이나 유진, 유정이나 연정이었을 수 있다. 우리가 그녀의 늘어진 몸을 차에서 끌어내 도로 가장자리로 끌고 가는 동안, D는 트렁크에 실린 그녀의 배낭을 열어젖힌다.

: 작가란 평생 한 가지 이야기만을 할 뿐이라는 말을 흔히 듣지만 그것은 달리 말하면 한 작가의 수많은 작품들이 결국 가장 궁극적인 진실 하나를 말하지 못하고 방황한 흔적들이라는 뜻이 된다. 어쩌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그 한 가지 진실을 포기하지 않고 말하기 위해 자신을 끝없이 학대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이야말로 예술가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화가와 작가를 탄생시키고 그들을 통해서 예술가의 숙명을 응시하고 있는 우리 앞의 이 작가, 천희란은 누구인가. 죽음을 통해서만 완성되는 작품을 향해 나아가는 예술가들을 그려내는 동안 천희란의 내면에는 어떤 직시와 회피의 긴장이 있었을까. 바꿔 말해 천희란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그러나 생이 다하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결국 최종적인 버전을 만들어내게 될 그 진실은 무엇일까. 그는 무엇을 말하기 위해 혹은 말하지 않기 위해 이토록 죽음으로 가득한 책을 쓴 것일까. 어째서 그는 이토록 빛으로 죽음을 그리는 일에 자신의 모든 재능을 쏟아야만 했던 것일까.

창백한 무영의 정원
돌연사한 아버지와 스스로 죽음을 택한 여동생, 이어 발생한 어머니의 실종. 많은 사람들이 급작스럽게 죽어가는 묵시록적 세계 속에서 주인공 ‘나’는 죽은 여동생의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 비밀 모임에 접속하게 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익명의 죽음들을 마주하게 된다.

예언자들
하루하루 종말의 도래를 기다리는 세상 속에서 네 번째 현이 끊어진 바이올린으로 마지막 날까지 음악을 연주하는 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는 ‘여자’와 사형선고를 받아 형이 집행되었지만 시체안치소 비닐 팩 안에서 깨어나는 ‘남자’의 이야기.

영의 기원
친구 ‘영’의 죽음을 전해 들은 ‘나’는 동전을 던지며 ‘영’의 죽음이 사고인지 자살인지를 계속해서 묻는다. 남겨진 ‘나’는 문서 작성용 프로그램을 열어 사고를 의미하는 앞면은 1로 자살을 의미하는 뒷면은 0으로 기록하며 ‘영’과 ‘영’이 남기고 간 것들을 기억한다.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딸을 둔 어머니이자 한 여성의 연인이었던 인물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그녀의 딸과 옛 연인이 주고받은 열 통의 편지 형식에 담긴다. 예술가이자 성 소수자인 여성들의 사랑과 절망, 화해와 불화의 조각들이 아름답고 정교한 서사를 통해 하나의 퍼즐 작품으로 완성된다.

신앙의 계보
신부 'P'는 천주교 박해와 원폭 피해의 상흔이 남아 있는 나가사키의 우라카미성당을 방문해 신의 뜻에 관한 그의 의구심을 해소하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천국에 가고 싶어 하는 남자아이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그를 옭아매온 상처와 죄의식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경멸
미술기자인 ‘당신’이 겪은 화가 ‘그’의 기이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불멸의 인간이라고 주장하며 기자의 눈앞에서 자살을 해 보이는 화가를 두고 기자는 황급히 현장에서 도망을 치지만 기자의 눈앞에 정말로 화가가 다시 살아 돌아오게 된다.

사이렌이 울리지 않고
유학 업체 사무원으로 일하는 ‘형인’은 특별 관리 학생인 ‘수진’의 입학시험 접수에서 실수를 저지른 탓에 사장과 ‘수진’의 부모로부터 부당한 요구에 시달린다. 모멸감을 느끼며 공항으로 ‘수진’을 마중 나가게 된 ‘형인’에게 ‘수진’은 자신의 비밀 한 가지를 털어놓는다.

화성, 스위치, 삭제된 장면들
‘그’는 아이가 이사해 나간 방에서 아내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화성 여행의 시대가 도래한 세상에서 아내는 화성을 다녀온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중간중간 찢겨 나간 일기장의 내용을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채워 넣으면서, 아내의 자살 원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수상 :2019년 서라벌문학상
최근작 :<백룸>,<[큰글자도서]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K의 장례> … 총 21종 (모두보기)
소개 :201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영의 기원』 『우리에게 다시 사랑이』, 경장편 『자동 피아노』 『K의 장례』가 있다. 2017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천희란 (지은이)의 말
수없이 많은 것을 그토록 쉽게 버려왔는데 왜 이것만큼은 포기하지 못했는지, 줄곧 궁금했고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즐거웠던 적은 거의 없다. 매번 유서를 쓰는 심정이었다. 그럼에도 계속 쓰면서 여기까지 왔다.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한 소중한 친구는 말했다. 언제나 끝에 가보고 싶다고 말하지만, 내심은 그 끝이 멀리 있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 이야기들을 쓰기 위해 결코 가볍지 않은 대가를 치렀다. 그러므로 누군가 한 명쯤 오래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어도 좋겠다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책이 출간되기까지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들 곁에 오래 머물고 싶다.

현대문학   
최근작 :<페이스>,<완장 (출간 40주년 기념 특별판)>,<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등 총 495종
대표분야 :추리/미스터리소설 2위 (브랜드 지수 578,180점), 일본소설 2위 (브랜드 지수 1,074,833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13위 (브랜드 지수 301,704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