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로점] 서가 단면도
|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의 고른 호평을 받아온 작가 김숨의 아홉 번째 장편소설. 지난 30여 년간의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하는 동시에 그간 한국문학이 잘 다루지 않았던 위안부 문제를 본격적인 문학의 장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피해를 증언할 수 있는 할머니들이 아무도 남아 계시지 않는 시기가 올 것이므로 소설을 통해 그런 점에 경각심을 가지게 하고 싶고, 그것이 문학의 도리라 생각한다'며 집필 동기를 밝힌 작가는 300여 개에 이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제 증언들을 재구성하여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정도로 치밀한 서사를 완성시켰다. 아울러 이 소설은 '일본군 위안부'라는 고통스러운 경험과 사건이 주는 충격과 함께 살아남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녀들의 '그 이후의 삶'까지도 조명한다. "인간으로서 기품과 위엄, 용기를 잃지 않은 피해자들을 볼 때마다 감탄하고는 한다"고 말하는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역사가 지워버린 과거를 복원해내며 다시는 반복되어서도, 잊혀서도 안 될 기억의 역사로 확고히 자리 잡게 한다. 한 명 : 한 개인의 내적인 삶, 그것은 그의 전부다. 죽지 않는 한, 죽어서 내면이 사라져버리지 않는 한, 인간의 내면은 그 어떤 무자비한 역사도 훼손시킬 수 없다.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신체가 훼손되는 고통을 겪어도 그 고통이 각인된 인간의 내면은 남는다. 내면 때문에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역사가 남긴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겠지만, 인간이 세계와 맞설 수 있는 힘 또한 개인의 고유 영역인 바로 그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기억은 오로지 개인만이 소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지우고 부정하려는 역사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것으로 지니고 있었던 것 역시 기억이다. 그 보이지 않던 기억이 어느 순간 육신의 입을 빌려 말하기 시작한다. 여기 ‘한 명’이 있다고, 죽지 않고 살아 있다고, ‘한 명’이 살아 있는 한, 위안부들의 역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라고…….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6년 8월 5일자 '새로나온 책' - 한겨레 신문 2016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