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제61회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김경후 시인이 제61회 현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김기택 시인은 "그의 시의 새로움은 낡은 것에 반발하고 저항하고 버린 대가로 찾은 새로움이 아니라 낡은 것 속에 풍부하게 내장되어 있으나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을 재발견하고 그것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생동감 있게 느끼게 해주는 새로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잉어가죽구두' 외 5편의 수상작과 수상시인 자선작 '입술' 외 7편을 수록하였다. 수상 후보작에 오른 김행숙, 박진성, 이수명, 이원, 최문자, 황성희의 시도 함께 실었다. 역대수상시인 근작시로는 황동규, 김형영, 이기성의 시를 수록하였다.
: 현란한 ‘신식’들 틈에서 잘 눈에 띄지도 않는 그 낮고 수수한 외양 안쪽에 그는 피가 배일 듯 생생하고 뜨거운 것을 가누고 있는 것이다. 이 장면은 매우 감동적인데, 심지어 그 수수함이야말로 오히려 최선의 미적 장치로 여겨질 지경이다(얼마간은 실제로 그러하다). (……) 김경후의 미덕은 그것뿐 아니다. 시적 언술에 임하는 그의 감각은 드문 방식으로 깊고 조심스럽다. 그의 발성들은 느낌이나 생각의 뱉어내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참고 견디기를 통해 더 이루어지고 있는 듯이 느껴진다. 그 속에서 마음과 말의 어우러짐이 높은 경도를 얻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시인을 수상자로 만날 수 있는 것은 문학상 측의 행운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 그의 시는 애잔한 감정과 정서를 순환시키고 운동시켜서 이상하게 활달한 즐거움을 준다. 그의 시의 새로움은 낡은 것에 반발하고 저항하고 버린 대가로 찾은 새로움이 아니라 낡은 것 속에 풍부하게 내장되어 있으나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을 재발견하고 그것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생동감 있게 느끼게 해주는 새로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의 시의 어법은 생략과 비약, 있음과 없음의 경계, 물렁물렁한 시공간, 주체의 전도 등을 자유롭게 가로지르는 젊은 시의 문법도 지니고 있다. 김경후의 시를 '현대문학상'의 이름으로 재발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아름다운 글을 오래 머금는 시간을, 아름다운 글로 풀어 가는 삶을 꿈꾼다. 시집 『열두 겹의 자정』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 등을 썼고, 어린이·청소년 책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괴테, 악마와 내기를 하다』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등을 썼다.
198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귀 안에 슬픈 말 있네』 『나는 시선 밖의 일부이다』 『울음소리 작아지다』 『나무 고아원』 『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 『사과 사이사이 새』 『파의 목소리』 『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 『해바라기밭의 리토르넬로』 등이 있다. 박두진문학상, 이형기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한국서정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세종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자랐다.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했고, 2001년 《현대시》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시집 《목숨》 《식물의 밤》과 산문집 《청춘착란》 《이후의 삶》, 시작법서 《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을 냈다. 2014년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2015년 <시작작품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지원금>을 4회 수혜했다. 전업 시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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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앨리스네 집』 『4를 지키려는 노력』 『가차 없는 나의 촉법소녀』가 있다.
김경후 (지은이)의 말
시끄러운 음악 방송이 나오는 버스 안에서 기우뚱거리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현대문학』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마음속으로 단단히 “다시 열심히 쓰겠습니다”라는 말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전날, 『현대문학』에 짧은 산문을 써서 보냈는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미진한 글이라 연락이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산문에 대한 전화는 아니었지만 여러 번 생각해도 결과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똑같았습니다. 다시 열심히 쓰겠습니다.
텅 빈 백지의 길과 텅 빈 시인의 길을 보여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시의 동지들, 선배님들, 후배님들 감사합니다.
부족하기만 한 시를 격려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현대문학』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아무것도 되지 않겠습니다. 텅 빈 백지처럼.수상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