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제6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소설가 편혜영이 제60회 현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당선작 '소년이로'는 "성장하고 또한 살아간다는 일은 얼마나 고독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을 이 작가는 자기만의 개성과 소설미학을 유감없이 펼치면서 소설적 형상화에 성공하고 있다"(소설가 오정희)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 후보작에 오른 작품도 함께 수록했다. 김중혁의 '뱀들이 있어', 백민석의 '비와 사무라이', 윤고은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윤이형의 '러브 레플리카', 이장욱의 '올드 맨 리버', 최수철의 '거제, 포로들의 춤', 최은미의 '라라네' 모두 7편이다.
: 편혜영의 「소년이로」는 커다란 집의 정막한 공간성, 13세 소년 소진의 시점視點 그리고 재災의 질감이 묻어나는 문체에 근거해서 씌어진, 매우 독특한 소설이다. 재난이나 전염병과 같은 상황에서 도출되는 그로테스크함이 아니라, 공간과 시점과 문체가 빚어내는 스산한 낯섦unheimlich은 이 소설의 미학적 핵심이다. 수수께끼처럼 알 듯 모를 듯한 무서움, 또는 낯설고 두려우면서도 왠지 모를 친숙한 감정이 그것이다.
: 예전에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에 실린 작품들을 읽으면서 앞으로 편혜영의 소설세계는 어디로 흘러갈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것은 사실 어디로 흘러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가까웠다. 당시는 이 작품집 속에 수록된 작품들이 그녀가 지금까지 모색해왔던 소설세계의 어떤 완결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년이로」를 읽는 순간, 어쩌면 그녀의 최근작들을 꼼꼼히 챙겨 읽지 않은 한 게으른 독자의 과장된 독후감인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편혜영 소설의 새로운 출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 작가는 아직 어리고 연약한 두 아이를 결속시키는 우정이란 실은 그들이 이제부터 입사해야 하는, 무정형의 괴물처럼 버티고 있는 세계에의 공포와 두려움, 자기 안에서 자라고 있는 사악한 욕망과 비밀에의 매혹과 공모라는 것을 침착하고 서늘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다. 성장하고 또한 살아간다는 일은 얼마나 고독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을 이 작가는 자기만의 개성과 소설미학을 유감없이 펼치면서 소설적 형상화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 또래집단, 주변인들, 자기 안에 숨은 욕망, 공포와 수치, 혼돈 등으로 형태와 성격을 달리하며 지배하는 삶의 폭력성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했다. 소설집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1F/B1 일층, 지하 일층》,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스마일》, 장편소설 《좀비들》, 《미스터 모노레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나는 농담이다》, 《딜리터》, 시리즈 소설 《내일은 초인간》,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 《모든 게 노래》, 《메이드 인 공장》, 《바디무빙》, 《무엇이든 쓰게 된다》,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볼까?》 등이 있다.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심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2008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 《도서관 런웨이》 《불타는 작품》, 산문집 《빈틈의 온기》 등을 썼다. 이효석문학상,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Crime Fiction in Translation Dagger) 등을 수상했다.
2008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目連正傳』 『눈으로 만든 사람』, 중편소설 『어제는 봄』,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편혜영 (지은이)의 말
어떤 일을 생각하면, 오래 전에 겪은 일을 다시 겪는 것도 같고 생전 처음 겪는 것도 같은, 이상한 기시감과 무력감, 낯선 슬픔이 동시에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올해 일어난 일이 그랬습니다. 모두가 절망하고 생기를 잃은 가운데서도 특히 소설을 쓰는 일은 무용하고 무력해 보이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소설로 몰고가는 힘이 불행과 상처이고, 불안과 의심이어서 계속 쓸 수 있었습니다. 불안과 의심이 귀띔해 주는 이야기라서, 끝내 더 불안하고 의심에 사로잡히지만, 낙담하고 부진한 가운데도 소설이기 때문에 썼습니다. 시작하다 그만두기 일쑤고 전전긍긍하고 멈출 때마다 일찌감치 늙어버린 두 소년, 소진과 유준이 격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