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여름, 하이텔 문학관에 '꿈속의 나오미'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것을 크게 손보아 고쳐낸 것. 이제까지의 작가적 면모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는 장편이다.
이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 주인공은 준이다. 그리고 그의 친구 진이 있다. '하품하는 쌍둥이'로 불리는 둘은 아주 친한 친구로 똑같이 의사가 되는 과정을 밟는다. 가족을 모두 교통사고로 잃고 그들의 보험료를 생명의 담보로 삼고 사는 준은 피붙이들을 처절하게 잃은 만큼 세상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 냉소적이다. 세상에 무관심한 그는 자기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에게 꿈은, 또 다른 삶의 버전. 의사고시를 앞두고 준과 진은 시험준비를 위해 지방의 고시원을 찾는다. 완전히 고립되어 일단 들어가면 나가기 쉽지 않은 철옹성 같은 곳. 첫날 이상한 꿈을 꾼 준은 매일 머리가 깨어지는 듯한 불면증에 시달리며 여러 번 같은 꿈을 꾼다. 그러다 꿈결인듯 한 소녀를 만나는데, 진과 준이 그곳을 떠날 때 소녀도 같이 빠져나오게 된다. 서울로 올라오는 도중 준과 소녀는 둘만 떨어져 나오게 되지만 소녀 또한 안개처럼 사라진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몽환적이며 이미지가 강한 준과 소녀의 관계 묘사는 마치 안개 속을 한참 걸어들어 갔다 나온 것 같은 혼미함을 남긴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려지는 사랑은 비틀즈의 음악들과 함께 읽는이에게 아릿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1.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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