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초등학교에는 운동장과 이어진 곳에 놀이터가 있다. 서리가 내린 어느 날 아침, 창호는 외나무 다리를 건너다 미끄러져 떨어지는 바람에 뼈가 부러졌다. 외나무 다리가 서리 때문에 미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아이들의 놀이터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채워져 들어갈 수 없게 된다.
봄이 되자, 아이들은 새로 오신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놀이터를 다시 열어달라고 부탁한다. "선생님은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사람이라서 그렇게 부탁하면 열어 주고 싶지 않아진단다." 그렇게 말한 다음 선생님은 실팽이를 꺼내 아이들에게 나누어 준다. 실팽이를 아이들이 잘 돌리게 되면 놀이터를 열어주겠다는 것.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 실팽이는 생각만큼 잘 돌아가주지 않는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의 기를 죽이듯 실팽이 네 개를 손쉽게 돌리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은 실팽이를 돌리면서, 자연 속에서 놀 수 있는 다른 장난감들을 교장 선생님께 선사한다. 자연스럽게 노는 법을 배우게 된 것.
실팽이를 돌리고, 초록색 풋감 목걸이, 민들레 인형, 풀잎총, 죽마, 완두콩 꼬투리 피리 등을 만들며 노는 아이들이 건강하다. 교장 선생님이라면 왠지 무섭고 딱딱하며, 아이들에게 잔소리만 하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유쾌하게 깨부수는 책. 패트리샤 폴라코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의 링컨 선생님만큼 멋진 교장 선생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