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튀어다니는 대사, 흡사 일본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삽화. 게다가 이야기를 담은 그릇은 판타지 동화의 형식. 그러니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게 읽힐까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왕치매'라는 별명을 가진 유우타와 정말로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유우타의 할아버지. 여름방학을 맞은 유우타는 할아버지가 정말 치매에 걸린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에 따라 할아버지 댁으로 향한다. 할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할아버지는 남의 집 불단에 차려 놓은 음식을 잡수시는가 하면, 장례식에 가서 난데없이 라디오 체조를 하셨다고 한다.
그 때부터 이야기는 기묘하게 현실과 상상을 맞물린다. 유우타는 할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기도 하고, 말하는 잉어를 만나 보기도 한다. 그 과정을 본다면, 남의 집 불단에 차려진 음식을 먹거나 난데없는 라디오 체조가 무슨 까닭인지 알게되기도 한다.
이렇듯 할아버지의 치매라는 무거운 소재를 경쾌하게 풀었다. 그 병에 대한 이 책의 대답은 서로 간의 세계 이해하기,라고나 할까.
1956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1978년 데즈카 지무시 밑에서 만화를 배웠다. 이후 만화가로 활발한 활동을 했으며, <오다 노부나가>, <이상한 일주일>, <누구치 에이요> 같은 동화책에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현재도 청년 잡지나 어린이 신문 등에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