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었을 당시 종교계를 둘러싸고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제2의 말로' 제랄드 메사디에의 장편소설. <신이 된 남자>는 예수의 탄생과 삶을 둘러싼 신화의 베일을 벗겨 '사실 그대로의 인간 예수'의 모습을 재구성하겠다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한 가상소설이다.
성서와 각종 외경을 섭렵해 모은 자료를 토대로 쓰여졌다지만, 그래도 어디까지나 소설의 형태를 띤 이 책에 그토록 논란이 불붙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 책이 보여주는 '인간 예수'의 모습이 종래의 예수에 대한 갖가지 믿음을 산산히 부숴뜨리는 '충격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메사디에는 '예수는 요셉의 아들 중 하나와 마리아가 결합하여 낳은 요셉의 친손자이고, 12월이 아닌 4월에 태어났고, 인도에서 죽었다'고 주장한다.
메사디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요셉은 4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을 둔 홀아비 사제였고, 마리아는 요셉의 집에 입양되었단다. 그런데 어느날 요셉이 여행을 다녀와보니 마리아가 임신을 하고 있었고, 사제집안의 명망을 해칠 수 없다고 판단한 요셉 자신이 마리아와 결혼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에 프랑스 고전성서 해석학자인 피에르 그를로는 <희극적인 예수 - 신이 된 남자>라는 이 책의 반박서를 써내기도 했다. 그러자 메사디에 자신도 <신이 된 남자 - 자료집>을 써서 그가 참고한 자료와 증거들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번역서로는 7번째 권 <신이 된 남자를 읽기 위해>가 바로 그 주석서와 자료집이다. <신이 된 남자를 읽기 위해>에서 메사디에는 모두 87가지 항목을 두어 꼼꼼하게 소설에서 제기된 의문들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다. 예수의 탄생일, 요셉이 혼인한 이유, 예수의 교육과정에 대한 새로운 증거들이 밝혀지고, 예수의 가르침에 이율배반적인 성격이 있다는 비판까지 가감없이 전한다. '선의를 보여준 사람들과 몇몇 충견에게 보내는 공개서한'도 첨부되어 자신에 대한 비난들을 정면으로 받아치고 있다.
논란에 대해서는 접어두고라도, 이 책은 그 시절의 역사와 생활, 종교를 방대한 분량 속에서 꼼꼼하게 복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수의 삶을 소재로 한 소설들 중에서 돋보인다.
1963년 대구 출생.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제10대학에서 언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양귀자의 <유황불>, 최수철의 <시선고>,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을 불역했으며, <표절>, <태양의 가면>, <그리스 문명의 탄생>, <신이 된 남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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