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최종심에 올랐던 바 있는 김인숙이, 김기림의 시와 동명의 제목인 '바다와 나비'로 제27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어린 시절 죄수의 처형을 목격하고 한쪽 눈을 잃어버린 남자와 그를 버리고 한국으로 떠난 조선족 아내, 지난 시대의 희망을 잃고 그저 숨만 쉬며 살아가는 남편와 그 혹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중국으로 떠난 '나'. 두 부부의 이야기가 겹쳐지며, 각자의 아픔이 수면으로 드러난다.
'나'는 행복이란 이름의 거짓에 분노한다. 그러나 모든게 거짓이라 해도 '바다 위를 나는 나비의 모습은 인간의 보편적 진실이다.' 팔다리가 찢기고 날개가 물에 젖어도 끝내 그 바다를 향할 수밖에 없는 나비의 숙명. 시대의 아픔때문에 고통받은 영혼들의 이야기가 삶 전체에 대한 은유로 확대된다.
추천 우수작으로 선정된 복거일의 작품은 로봇이 주인공인 SF 단편이다. 대참사 후 인간에게 버림받은 로봇들이 가슴에 자리한 그리움과 희망을 노래한다. 전경린은 즐겨 다뤄온 소재인 불륜을 이야기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김영하는 유쾌하면서도 뒤통수를 치는 단편을 선보이며, 정미경의 작품에선 현 시대를 은유하는 세련된 감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해부터 기수상자의 작품들 대신 특별상을 제정했으며, 첫 수상자로 전상국씨를 선정했다. 김연수, 김경욱, 하성란 등 현재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의 단편들이 함께 실렸다.
19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칼날과 사랑』 『브라스밴드를 기다리며』 『단 하루의 영원한 밤』, 장편소설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꽃의 기억』 『봉지』 『소현』 『미칠 수 있겠니』 『모든 빛깔들의 밤』 『더 게임』, 중편소설 『벚꽃의 우주』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레고로 만든 집』, 『거기, 당신?』, 『감기』, 『웃는 동안』, 『베개를 베다』, 『날마다 만우절』, 장편소설 『구경꾼들』, 『상냥한 사람』, 중편소설 『첫 문장』 등이 있으며 현대문학상, 이수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 『여름의 맛』, 장편소설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사진산문집 『소망, 그 아름다운 힘』(최민식 공저)과 산문집 『왈왈』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수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1960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폭설」이 당선되고, 2001년 《세계의 문학》에 단편소설 「비소 여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내 아들의 연인』 『프랑스식 세탁소』 『새벽까지 희미하게』, 장편소설 『장밋빛 인생』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아프리카의 별』 『가수는 입을 다무네』 『당신의 아주 먼 섬』 등이 있다. 오늘의 작가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7년 별세했다.
올해는 내가 문단에 등단하고 스무 해를 넘기는 해다. 내가 처음으로 작가라는 이름을 가졌을 때, 그때 나는 내게 20년 후가 있으리라고 믿을 수도 없던 스무 살이었다. 글을 쓴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덜컥 이름부터 갖게 되었던 그때, 나는 혼란에 빠져 있었고 겁에 질려 있었다. 그 시절의 두려움이 지금도 악몽처럼, 생생하다. 그때에 나는, 내가 글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것이 20년 동안 내가 미련하게 글만 쓴 최초의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내가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쓸 수밖에 없는 유일한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