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기. 미국의 이스트햄프턴, 반란의 땅 멕시코, 일본의 무인도, 몽고, 시누키 우동 맛여행 등 감성의 작가답게 하루키는 특유의 신선한 감각으로 세계 곳곳을 새롭게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풍부한 정신적 교양과 판타지를 얻는다고 한다. `새롭게 태어나는 나` 이것이 여행의 영원한 주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사진편과 에세이편을 별도로 묶어 글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현장감을 사진으로 잘 살려주고 있다.
작가의 말
이스트햄프턴
무인도.까마귀 섬의 비밀
멕시코 대여행
우동 맛여행
노몬한의 철의 묘지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질러
고베까지의 도보 여행
옮긴이의 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은이)의 말
여행기를 쓰는 것은 나에게 매우 귀중한 글 쓰기 수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여행기에서 원래 해야 할 일은 소설의 원래 기능과 거의 마찬가지다.
대개의 사람들은 여행을 한다. 예를 들면 대개의 사람들이 연애를 하는 것과 같은 문맥으로. 하지만 그런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얘기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런 일이 있었단다, 이런 곳에도 갔었단다, 이런 생각을 했단다 하고 누군가에게 얘기해도, 자신이 정말 그곳에서 느낀 것을, 그 감정의 차이 같은 것을 생생하게 상대방에게 전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에게, `아아, 여행이라는 건 참으로 즐거운 것이구나. 나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 `연애란 그렇게 멋진 일이구나. 나도 멋진 연애를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그보다 더욱 어렵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어떻게든 하게 만드는 것이 프로의 글이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거기에는 기술도 필요하고, 고유의 문체도 필요하며, 열의나 애정이나 감동도 물론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기를 쓰는 것은 소설가인 나에게도 아주 좋은 공부가 되었다. 처음엔 좋아서 썼지만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다.
여행을 하는 행위 자체가 그 본질상 여행자의 의식의 변혁을 강요하는 것이듯, 여행기를 쓰는 작업 역시 독자로 하여금 그러한 의식의 변혁을 더불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그 글의 참다운 의미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나의 이 책은 그러한 책임감에서 쓰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