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엘바상 수상작. 산타클로스는 전 세계 수많은 아이의 소원을 어떻게 알아내고, 어떻게 선물을 준비하고, 그 선물을 어떻게 전달할까? 산타와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고 신이 난다. 이 그림책 역시 나이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동심을 툭 건드려 기분 좋게 만든다.
선물을 보낼 아이들을 확인하며 뿌듯해하는 산타클로스의 모습, 각자 자신들만의 재주를 활용해 바쁘게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요정들의 작업 과정, 복작복작하면서도 평화로운 산타 마을의 풍경 등 볼거리가 많은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정말로 산타클로스와 요정들이 핀란드 북쪽 어느 숲속 마을에 살고 있을 것만 같다.
마우리 쿤나스 (지은이)의 말
한국 어린이들에게
한국에서도 『산타클로스와 산타 마을의 일 년』이 출간된다니 매우 기쁩니다.
1981년에 핀란드에서 처음 출간된 이 그림책은 지금까지 세계 30여 나라에 번역 출간되어 수많은 어린이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국 어린이들도 이 책을 좋아하면 좋겠습니다.
이 그림책에는 제 어린 시절 풍경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저는 1950년 밤말라(Vammala) 마을에서 세 자녀를 둔 가정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저희 집은 장인들과 소규모 기업가들로 이루어진 긴밀한 마을 공동체 안에 있었습니다. 제 아버지는 마을의 다른 사람들처럼 목수였습니다. 아버지는 간단한 나무 장난감을 만들었는데, 예를 들면 자동차, 인형, 마차, 딸랑이 그리고 움직이는 나무 강아지 같은 것들입니다.
저희 집은 3층이었습니다. 중간층은 가족이 살고, 지하에 선반과 톱이 있는 아버지의 장난감 작업장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작업장은 이 그림책 속 산타 마을의 심장인 목수 작업장의 모델입니다. 저는 여전히 아늑한 분위기, 톱질한 나무 냄새, 대패의 끔찍한 소음, 선반의 즐거운 윙윙거림을 기억합니다.
저는 손재주가 없었고, 망치로 못을 거의 치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이디어는 뛰어났지만 목공 실력은 형편없었습니다. 다행히 그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진 않아서 편하게 목공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이브는 분주하고 떠들썩한 전형적인 작은 마을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마지막 선물 쇼핑은 크리스마스이브 아침에 이루어졌고, 크리스마스트리는 마지막 순간에 세워졌습니다. 할머니 댁에서 가족들과 보낸 크리스마스는 특히 기억에 남아, 이 책의 재료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어떻게 산타클로스가 그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선물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설명하는 일은 골치가 아팠습니다. 핀란드 내에서는 썰매를 타고 이동하지만, 해외로 가기 위해서는 비행기 외에 하늘을 나는 썰매나 곤돌라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필요하잖아요.
다행히 모든 것을 설명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영국에서는 산타클로스가 사람들이 자고 있는 동안 선물을 나눠 준다는 속설이 도움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산타클로스가 하는 일에는 ‘크리스마스의 마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법이 없으면 어느 누구도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제가 지금 『산타클로스와 산타 마을의 일 년』을 다시 쓴다면 완전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작업 과정에 컴퓨터가 합류했고, 제 그림 스타일이 달라졌고, 인쇄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책의 구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능숙한 문체와 인상이 책의 따뜻한 정신을 파괴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지요.
『산타클로스와 산타 마을의 일 년』 출판 이후로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에 저를 떠올립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여전히 인터뷰 요청을 받습니다. 어떤 기자가 저에 대한 기사 제목을 ‘산타의 소년’이라고 붙였습니다. 그 제목이 어쩐지 들어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그림책을 쓰는 것은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일이 아니라 열정이 있는 취미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주로 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책을 씁니다.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작가 인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