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전통의 베이징 후통에서 중국사를 만난다. '후통'은 800년의 역사를 가진 베이징의 전통 뒷골목을 말한다. 자금성을 중심으로 3천여 개 후통이 실핏줄처럼 뻗어 있다. 베이징 후통은 멀게는 원나라 건국 시기인 800년 전부터, 가깝게는 청나라 건국 이후인 400년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거리다.
하지만 1980년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급격한 도시화를 거치면서 도심의 후통들은 속속 재개발되었고, 지금은 옛 정취를 잃은 곳이 많다. 지금 남아 있는 후통의 대부분은 동서 또는 남북으로 곧게 뻗어 있다. 애초부터 계획된 골목이었기에 재개발의 광풍 속에서도 길의 방향과 형태만큼은 잘 유지되고 있다.
한국인이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후통은 대부분 자금성을 중심으로 2환(環) 내에 몰려 있다. 권력과 부가 집중됐던 이곳에는 청말 중화민국 초기 대륙의 운명을 좌우했던 권세가들, 공산주의 혁명가들, 베이징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던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누구나 관심을 조금만 기울이면 후통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