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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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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내 무언가를 치유하려드는 힐링 에세이가 지겹다면, 더 이상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내 우울과 불안과 허무를 가만히 듣고 재밌게 웃어넘겨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면 김나연 작가를, 그 작가의 첫 책을 권한다. 이 책은 은근한 온기로 나를 데워주거나, 꽁꽁 얼은 마음을 녹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공감의 힘은 놀랍다. 저자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이유 모를 단단함이 상처로 쌓아올린 당신의 벽을 무너뜨려줄 것이다.
<모동섹> 안에는 언제나 ‘내’가 있다. 분명히 내가 겪은 이야기가 아닌데도, 수천 독자들은 그녀가 “말주변이 없는 나를 대신해서 또박또박 떠들어주고, 숨기고 싶은 내 구석구석을 똑바로 바라보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 안에서 미처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고. 그녀의 글은,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한 불투명한 유리창 같다. 자꾸만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들어가는 말 / 9
: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극히 당연하지만 지지리도 모르는 인생의 세 항로를 개척합니다.
하나, 나를 버리는 것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것. 둘, 남의 칭찬을 맛있게 먹을 줄 아는 것. 셋, 행복은 늘 멀리 있을 때 커 보이는 것.” : “묘한 매력이 있어 사람을 자꾸 끌어당깁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다 읽어버리고 남은 게 없습니다. 삶에 염증을 느낄 때마다 글을 썼던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했습니다. 다들 잘 살고 있는 것 같고, 나만 힘든 것 같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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