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제1부 헛헛한 마음 어떻게 달랠까
산기운은 황혼녘 아름다워라 山氣日夕佳
일 년 중 아름다운 경치를 그대는 기억해야 하리一 年好景君須記
하하 웃지 않으면 그대는 바보 不開口笑是癡人
도연명 씨, 나만 술 많이 마셔 미안하이酒 足愧淵明
친구여 술 한잔 하세 能飲一杯無
내 마음 흔들어놓은 봄꽃 江上被花惱不徹
여기는 별천지 인간 세상 아니어라 別有天地非人間
가거나 오거나 관여하지 않고 不幹去來者
제2부 꽃은 정녕 그리움이어라
그윽한 향기 꽃 그림자 온몸 가득하여라 香滿衣巾影滿身
나뭇가지에 핀 연꽃 木末芙蓉花
뽕잎을 땁니다, 물가에서 采桑綠水邊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아리따운 모습 絆惹春風別有情
꽃잎은 바람에 지려 하건만 風花日將老
아름다운 붉은 꽃, 이슬 맺혀 향기롭고 一枝紅豔露凝香
마음은 온통 연꽃처럼 붉어요 蓮心徹底紅
강가에 무성한 하얀 갈대 蒹葭蒼蒼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 霜葉紅於二月花
배꽃 같은 눈꽃 활짝 피었네 千樹萬樹梨花開
만물을 적신다, 소리도 없이 潤物細無聲
제3부 재 속에 묻은 빠알간 열정
산은 높은 걸 마다지 않고 山不厭高
내 평생 잘난 사람 감춰두질 못해 平生不解藏人善
황금으로 서시 동상 만들어줘야 하리 黃金只合鑄西施
푸른 바다 보고 나면 모든 강물 시원찮고 曾經蒼海難爲水
결혼하기 전에 당신을 만나지 못해 한스러워요 恨不相逢未嫁時
내 마음 이미 단단한 쇳덩이 되었으니 此心已作金剛鐵
아름답고 무성한 복사나무 桃之夭夭
시어머니 식성 알지를 못해 未諳姑食性
아들딸 많이 낳는 세상 載弄之璋, 載弄之瓦
아무리 깊은 물도 건널 수 있건만 水深深渡可渡
오의항 입구에는 석양이 비껴 있고 烏衣巷口夕陽斜
아! 아들 녀석 행역 나가 밤낮 없이 걷고 있겠지 嗟! 予子行役, 夙夜無已
맑은 마음은 통치의 근본 淸心爲治本
제4부 늙음, 그 완성의 미학
저무는 황혼인생이라 말하지 마오 莫道桑榆晚
몸아 너는 어찌 그리 태평하니? 心問身云何泰然
인생칠십고래희 人生七十古來稀
나이 들어 늙으면 물러나야 하리 年高須告老
친구들이여 진정 날 걱정 마시게 交親不要苦相憂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 사람 別是一生人
제5부 지난 여름의 추억
이글거리는 해 천지에 가득하고 赤日滿天地
간간이 시원한 기운 느끼는 건 바람 때문이 아니어라 時有微涼不是風
당신의 품안 들락이면서 살랑살랑 바람을 일으켰지요 出入君懷袖, 動搖微風發
긴 대롱 드리우고 맑은 이슬 마시며 垂緌飲淸露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 淸商一來秋日曉
제6부 옛 시절, 그 아련한 향기
동짓날 집집마다 팥죽을 쑤는구나 冬至家家作豆糜
저무는 해, 골짜기로 기어가는 뱀과 같아라 欲知垂盡歲, 有似赴壑蛇
인파 속을 천번 만번 임 찾아 헤매다가 衆裏尋他千百度
청명이라 가랑비 자욱이 날리는데 淸明時節雨紛紛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길러주셨네 父兮生我, 母兮鞠我
거리마다 씨름 시합 나무마다 그네 뛴다 街街爭角觝, 樹樹颺秋千
천 리 밖에서도 아름다운 저 달님 함께할 수 있기를 但願人長久, 千里共嬋娟
명절 되면 가족이 갑절이나 보고파라 每逢佳節倍思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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