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일상에서 장소를 만나다>, <골목길에서 마주치다>,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에서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일상의 지리적 세계로 독자를 인도해 주었다. 신간 <자리의 지리학>도 전작들과 같이 일상적인 지리를 다루지만, 이번에는 ‘자리’라는 개념으로 여러 주제를 한데 묶었다.
이 책에서는 자리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지리 현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다. 자리는 위치(position), 입지(location), 장소(place) 등을 아우르는 우리말 개념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자리를 뛰어넘어 존재하기란 불가능하며 우리는 각자 자신의 분량만큼 자리를 차지하고 일정한 역할과 기능을 한다. 또한 자리는 마음의 경관이 머무는 곳이며,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이런 자리의 특성과 자리와 삶 사이의 상호작용을 살펴보는 것이 바로 ‘자리의 지리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의 삶 속에서 만나는 자리를 살펴봄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첫문장
자리는 항상 그곳에 있다. 시간이 지나도 세월을 이기며 그곳에 있다.
최근작 :<어린이 세계지도> ,<미래 시민사회를 위한 시민교육의 시선들> ,<모로 가도 모로코> … 총 38종 (모두보기) 소개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한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국제이해교육학회 회장, 전북혁신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자와 시민들과의 독서모임을 통한 책 읽기를 즐겨 하며,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만나는 지리학에 관한 글쓰기와 (지리)교육학자로서 지리교육을 넘어 교육 개혁과 수업 혁신을 위한 글쓰기를 즐겨 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민교육의 이해와 실천』(공저), 『미래 시민사회를 위한 시민교육의 시선들』(공저), 『세계시민교육과 지리교육』, 『생태전환시대 생태시민성 교육』(공저), 『리터러시와 시민성교육』(공저), 『주제 중심의 시민교육 방법 탐색』(공저), 『방구석 도시 여행:영화가 담긴 도시 30』(공저), 『남부 유럽 도시 기행』, 『모로 가도 모로코』, 『국제이해교육 페다고지』(공저), 『자리의 지리학』, 『아프리카 여행의 시작 케이프타운』, 『어린이의 지리학』, 『뉴질랜드 생태기행』, 『모두를 위한 국제 이해 교육』(공저), 『교육, 혁신을 꿈꾸다』, 『다문화사회와 다문화교육』(공저), 『일상에서 장소를 만나다』, 『골목길에서 마주치다』,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 『사회과 지리 수업과 평가』 등이 있다. 역서로는 『열린 지리수업의 이론과 실제』, 『지리 교육학 강의』 등이 있다.
‘자리’라는 개념으로 일상적 지리 세계를 유람하다
이 책의 저자인 지리학자 이경한은 지리가 우리와 동떨어지지 않도록 일상 친화적인 주제로 지리 교양서를 집필하며 지리의 대중화에 힘써 온 지리 러버(lover)이자 선구자이다. 저자는 전작 『일상에서 장소를 만나다』, 『골목길에서 마주치다』,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에서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일상의 지리적 세계로 독자를 인도해 주었다. 신간 『자리의 지리학』도 전작들과 같이 일상적인 지리를 다루지만, 이번에는 ‘자리’라는 개념으로 여러 주제를 한데 묶었다는 점에서 조금 더 특별하다.
이 책에서는 자리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지리 현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다. 자리는 위치(position), 입지(location), 장소(place) 등을 아우르는 우리말 개념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자리를 뛰어넘어 존재하기란 불가능하며 우리는 각자 자신의 분량만큼 자리를 차지하고 일정한 역할과 기능을 한다. 또한 자리는 마음의 경관이 머무는 곳이며,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이런 자리의 특성과 자리와 삶 사이의 상호작용을 살펴보는 것이 바로 ‘자리의 지리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의 삶 속에서 만나는 자리를 살펴봄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지리적 감수성으로 풀어낸 단 하나의 ‘지리에세이’
지리 관련 서적이 시중에 많지만, 이렇게 지리를 에세이적으로 풀어낸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른 지리 책들이 객관적인 지리적 내용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이 책에는 저자만의 지리적 감수성까지 풍부하게 담겨 있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지리'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스며든다. 또 복잡한 세상에서 손에 쏙 들어가는 분량을 자랑하며 책을 편 자리에서 뚝딱 완독할 수 있는 뿌듯함을 안겨 준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적인 지리에 넌덜머리가 난 학생, 재미있는 지리 교육 자료를 찾고 있는 교육자, 그 전과는 다른 프레임(자리)으로 세상을 보고 싶은 일반인에게 안성맞춤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제1장에서는 '자리'로 세상을 들여다보기에 앞서 자리의 개념을 설명한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자리는 그저 '자리'일 뿐, 자리의 개념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자리는 상징이기도 하고, 질서이기도 하며, 권력이자 돈이기도 하다. 이렇게 이 장에서는 자리 개념을 깊고 새롭게 들여다본다. 제2장 '자리로 보는 세상 갈등'에서는 송전탑, 팽목항처럼 자리와 관련된 국내 문제부터 난민이라는 세계 문제, 생물 종이라는 생태계 문제까지 두루두루 다룬다. 제3장 '자리로 보는 생활문화'에서는 친숙한 '길고양이', '힙합' 등처럼 듣기만 해도 구미가 당기는 여러 소재를 자리라는 안경으로 바라보아, 재미나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마지막 제4장 ‘자리로 보는 울퉁불퉁한 세상’에서는 드론, 증강현실 등을 자리를 통해 살펴보며 현재의 트렌드까지 놓치지 않는 센스를 보여 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곳곳에서 자리를 경험한다. 자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삶과 함께하는 것이다. 자리의 진정한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날마다 경험하는 자리를 낯설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자리의 지리학』은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살짝 비켜서서 친숙하던 자리를 신선하게 바라보게끔 하여,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자리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울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