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몽 아롱은 1970년대 국제 문제를 다룰 때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자주 인용하던 저명한 사회학자다. 그런데 정작 프랑스에서는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프랑스는 사르트르 천하여서 우파를 대표하는 지성인 그의 자리는 없어 보였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는 계기가 된 콜레주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기초 분야에서 프랑스 최고의 연구·교육 기관이다. 이곳의 교수로 선출된다는 것은 제 분야에서 최고의 학자로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1970년부터 1978년까지 콜레주 드 프랑스의 사회학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나 그의 학문적 스펙트럼은 단순히 사회학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학·철학·정치학 등 인문·사회과학 전반을 아울렀다.
이 책에 담긴 아롱의 강연은 사회학적이면서 철학적이고 정치학적 사색이면서, 동시에 당시 프랑스 사회에 던지는 화두이기도 하다. 모든 사회과학자들이 그러하듯, 아롱 역시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강연에서 학술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프랑스 사회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화두를 던지고 싶었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선택한 주제가 바로 그가 평생 동안 성찰한 ‘정치’고, 정치에서도 특히 ‘자유’의 문제였다. 이 강연에는 여러 소제목이 붙어 있지만, 크게 보면 ‘자유들’을 성찰하는 앞부분과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에서 당시에 대두한 자유를 둘러싼 여러 사유와 주장을 비판하는 뒷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유와 평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서의 자유들
자유 의식과 좋은 사회의 표상
철학적 쟁점과 자유의 경험
사회를 전적으로 거부하는 새로운 사고방식
정치적 자유와 철학적 자유
자유로운 사회들의 행복한 예외
해제: 학문으로서 정치, 근심거리로서 정치_피에르 마낭
레몽 아롱(1905∼1983) 주요 이력
옮긴이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