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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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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미술기자로 있었던 일간지 기자가 작가와 화랑주, 큐레이터와 컬렉터, 옥션 관계자들과 평론가들이 움직이는 거대한 미술 현장에서 그간 보고 듣고 느낀 것들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로버트 인디애나, 트레이시 에민 같은 기라성 같은 예술가들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아트바젤 인 바젤,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굵직한 미술계 이벤트를 취재한 경험들이 빼곡히 담겼다. 기사화된 공식 취재 내용 외에 취재 과정에서 있었던 다사다난한 에피소드들이 들어 있어 흥미롭다.
특히 저자는 기자다운 현장감 있고 생생한 묘사로 현대미술과 그 현장을 독자들에게 중계한다.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현대미술이 기자의 눈을 통해 쉽게, 심지어 친근하게 다가오기까지 한다. 중국 작가 쑹둥에게서는 개념미술도 실은 우리 삶과 밀접히 관련된 것일 수 있음을 전하고,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 작품을 보면서는 그 작품 속 글귀를 자신의 과거 및 전시를 보기 전후 상황과 연결시켜 개인적으로 읽어낸다. 비평가나 작가 스스로 해설하는 현대미술보다 대중이 다가가기 쉽도록 연결시키는, 그야말로 기자다운 현대미술 접근법이 돋보인다. 책을 내며 | 자신에게로 이르는 모험 ![]() : 현대미술이 아무리 난해해졌어도 거기에서 여전히 인간 정신의 고양을 찾으려는 성실한 관객들은 작가와 자신 사이의 간격을 메워줄 수 있는 정확한 정보와 설득력 있는 해설을 요구한다. 저자는 미술 전문기자로서 그 중계자임을 자처하며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로버트 인디애나 같은 세계적인 작가와 인터뷰를 하고, 아트 바젤,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미술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나섰다. 그리하여 3년간의 작업을 책으로 묶어 겸손하면서 편안하게 ‘미술 출장’이라고 하였는데 그 내용을 보면 세계 현대미술의 현장에 대한 증언에 머물지 않고 이에 대한 자신의 비평적 견해까지 담고 있다. 이는 저널리즘과 크리티시즘의 행복한 만남에서 이루어진 일종의 ‘비평적 증언’이라 할 만한 것으로 이런 저술이야말로 현대미술을 관객들에게 안내하는 또 하나의 유력한 방식이 아닐까 생각게 한다. :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로버트 인디애나, 트레이시 에민, 강익중, 쑹둥 등, 신문 문화면을 늘 달구어놓는 그야말로 핫한 동시대 예술가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베니스 비엔날레와 아트바젤 등 굵직한 아트페어의 현장취재를 위해, 국내를 비롯, 부럽기 짝이 없는‘해외! 미술출장’을 다녀온 미술기자 곽아람의 취재전후기이다.
공식적으로 신문지상에 발표된 내용 이면에 감추어진 한 미술 기자의 어리버리한 여행의 일상들과 더불어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오히려 태초의 시간과 공간보다 더 낯선 세계로 인도하는 불친절한 동시대미술을 꼭 필요한 정보와 함께 깔끔하게 설명해 놓았다. 구더기 붙은 소머리를 진열장에 전시하는 엽기적인 데이미언 허스트의 의외의 소탈함. 까탈스럽기로 소문난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곡선처럼 유연한 멋진 말들. 카메라와 일상을 대하는 시선이 각기 달라 왠지 얄미운 할리우드 스타를 연상케 하는 제프 쿤스. 그리고 그야말로, 예술을 상품이나 재산으로 생각 못해 작품을 저작권 등록하지 않는 바람에 오히려 외면당해야 했던 작가 인디아나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이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 내가 사는 이유”라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 이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터뷰에 이어 저자는 최근 큰 손으로 부상한 카타르, 급성장한 중국, 홍콩 등의 화려한 미술시장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 뒤안에 놓인 고단한 삶에 대한 단상까지 놓치지 않는다. 현장감 넘치는 생생한 묘사와 군더더기 없는 묘사는 책장을 넘기는 손을 바쁘게 한다. 밑줄 그으며 정독해야 이해되는 전문가들의 용어가 아니라, 그런 전문가들의 딱딱함을 적절히 소화시켜낸 뒤 대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자세로 기록한, 그야말로 기자다운 단정하고, 쉽고, 친근한 문체 덕분이다. 현대미술에 첫발을 내딛는 입문자들에게 권할 만하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5년 5월 22일자 '화제의 신간' - 동아일보 2015년 5월 23일자 '새로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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