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올해 칠순, 수녀원 입회 50주년을 맞은 이해인 수녀가 신작 산문과 신작 시 100편,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꼼꼼히 기록한 생활 이야기 100편을 묶어 낸 책이다. 필 때 못지않게 질 때도 아름다운 동백꽃처럼 한결같은 삶을 꿈꾸는 이해인 수녀는 스스로 한 송이 꽃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해인 수녀가 1976년 펴냈던 첫 시집의 제목은 <민들레의 영토>였다. 그로부터 38년 후, 봄의 민들레처럼 작고 여렸던 그는 2008년 암 수술 이후 몇 년간 투병하며 눈 속에서도 생생한 붉은빛을 뽐내는 동백꽃으로 다시 태어났다. 동백은 꽃잎이 한 잎 두 잎 바람에 흩날리지 않고 꽃송이가 조금도 시들지 않은 채 깨끗하게 툭 떨어져내리는 꽃이다. 우아한 동백의 일생을 그리며 반세기 수도 여정을 걸어온 그가 이번 책을 통해 오늘도 변함없이 위로와 사랑을 건네준다.
총 7부로 구성한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에는 투병하는 이의 고통과 외로움, 그럼에도 잃지 않은 삶에 대한 기쁨과 감사, 사람을 향한 따듯한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해인 수녀의 눈에 비친 자연 풍경과 사람살이에 대한 단상에는 한 편의 시를 피어내기까지의 감성이 촘촘하게 펼쳐져 있다. 또한 이번 책에는 화가 전효진이 따듯한 색감을 강조해 그린 그림을 함께 실었다. 사랑스럽고도 오밀조밀한 그림들은 이해인 수녀만의 단정한 언어와 어우러져 특유의 보는 맛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