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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뉘앙스'를 섬세하게 포착한 사전. 시인 김소연이 만들었다. <표준국어대사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언어학적인 정의, 보편적인 정의를 과감히 배제한 채, 총 300개 낱말들을 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렸다.

무려 십 수 년 전부터 '마음 관련 낱말 하나하나에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말해왔다는 김소연 시인. 그간의 공력으로 완성된 <마음사전>은, '마음의 바탕을 이루는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과 그 언저리의 낱말과 사물들'을 찬찬히 둘러보게 한다.

첫문장
백 가지가 넘는 마음의 낱말들을 모아서 수첩에 적었다.

: 그녀가 내게 물었다. 언제 죄책감을 느끼느냐고. 내가 죄책감 덩어리라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나는 좀 막막했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당신은 언제 죄책감을 느끼느냐고. 그녀는 나와는 다른 이유로 당혹스러워했다. 죄책감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죄책감을 모르는 그녀가 『마음사전』을 썼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이 <마음사전> 참말로 이상하다. 내 마음을 들켜버렸다. 통째로 도둑맞아 파헤쳐진 기분.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아버렸지? 나도 몰랐던 내 마음. 조심하시라, 이 여자! 당신 마음을 어떻게 할지 모른다. - 천운영 (소설가)
: 김소연 시인은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경청을 잘하는 사람이다. 경청이 다리를 건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는 가슴속의 속삭임을, 사물들의 귓속말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몇몇은 그녀의 침묵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알아차리기도 한다. 그런 그들과 같이 다리를 건너고 나면, 그녀의 몸에는 여러 겹의 이야기가 쌓인다. 침식과 퇴적을 수만 번 반복한 바닷가 바위처럼, 켜켜이 쌓인 단어들. 발끝에서부터 서서히 차오르는 단어들. 그래서 가슴까지 차오른 단어들. 나는 몰래 페이지를 펼쳤다가 이내 닫아버린다. 아무 밤에나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므로. 이 책을 필요로 할 밤이 찾아올 때까지 잠시 덮어둔다. - 윤성희 (소설가)
: 김소연은 '사물의 편'에서 울고 웃고 생각할 줄 아는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곧잘 사람과의 관계에서 짐짓 엄정하고 앙칼진 표정으로 몇 발짝 빠져나가려는 듯한 포즈를 취한다. 그때 그의 마음은 사뭇 건조해 보인다. 그 건조함은 그러나 마음의 습기가 증발된 탓이 아니다. 그는 흡사 메마른 화산지대를 몇 굽이나 거쳐야 만날 수 있는 간헐천을 닮았다. 건조한 듯싶다 훈훈해지고 뜨겁다 싶을 때 돌연 등을 돌리며 얼음장 같은 그림자를 흘린다. 그가 쓴 글들은 그래서 얼음바닥에 불연속적으로 흩어진 현무암 가루처럼 진하고 가볍다. 홀연히 스며 뜨겁게 마음 언저리에 자국을 남긴다. 폐와 심장을 은근히 짓눌렀다가 그 매캐한 압력으로 마음을 사물화하고 사물의 마음을 물리화한다. 그것들을 삼키는 마음은 또 얼마나 푸르고 허망하게 세상의 빛깔을 달리 마주하겠는가. 독자들이여, 거울에 비친 먼지처럼 섬세히 부유하는 이 책은 오래 누레질수록 더 빛난다. 이 파삭파삭한 마음의 잔물결 위에 부디 당신만의 말을 겹쳐 쓰시길. - 강정 (시인)
: 마음 공부와 몸 공부의 참고서들
: 깊은 시선의 어루만짐

수상 :2020년 현대시작품상, 2015년 육사시문학상, 2012년 현대문학상, 2010년 노작문학상
최근작 :<활자낭독공간>,<촉진하는 밤>,<[큰글자도서] 어금니 깨물기> … 총 59종 (모두보기)
소개 :시집 『극에 달하다』,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 다』, 『눈물이라는 뼈』, 『수학자의 아침』, 『¡에게』, 『촉진하는 밤』을 펴냈으며 노작문학상, 현대문학상, 육사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우리’라는 말 속에 또다른 바깥이 상정되어 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언어를 돌보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 바깥의 우리'가 '우리'로 포함될 때까지 시를 쓰며 살고 싶습니다. 현재, 한국의 인천에서 살고 있습니다.

김소연 (지은이)의 말
외롭다는 말을 설명하기 위해서 하룻밤을 꼬박 새워본 적이 있다. "그러니까"에서 시작해서 "이를테면"을 거쳐서, "마치 그것은..."을 지나 "비교하자면..." 즈음에 이르렀을 때에야 그는 겨우, '외롭다'는 말을 이해했다. 이해하자마자 그는 침대에 누웠고 이내 코를 곯았고, 나는 공책을 펼쳤고 '외로움'을 발화한 대가를 치른 간밤을 낱낱이 기록했다. 십 수 년 전의 일이다.

그 뒤로 그와 대화를 나눌 때에는, 내 입에서 나온 마음 관련 낱말 하나하나에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어느 한 사람 때문에 생긴 버릇이지만, 이제는 나에게 어법이 되어버렸다.

그런 나의 어법을 정리하여 <마음사전>을 만들어본다. 처음에는 칠백 가지가 넘는 마음의 낱말들을 모아서 수첩에 적었다. 미세한 차이를 지닌 낱말들까지 옆에 다 적어두자니 천 가지는 훌쩍 넘는 듯했다. 마음을 나타내는 낱말이 어쩌면 이리도 많을까 신기해하면서 출발한 작업이었지만, 지금은 마음의 결들에 비한다면 마음을 지칭하는 낱말들은 너무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도착해 있다.

... 마음의, 무수히 중첩되고 해체되고 얽혀드는 실핏줄. 나는 언제나 핏발이 선 채 피곤해하지만, 두 눈 똑바로 뜨고 정면 응시하면서, 바라보려 한다. 세상을, 사람을, 당신을. 마음은 우리를 현실 이상의 깊은 현실과 만나게 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시선이기에.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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