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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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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시인선 265권. 문단의 대표적 진보 작가 겸 중견 시인인 오봉옥의 다섯 번째 시집. 오봉옥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필화를 겪고 옥고를 치른 시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해방 전후의 좌익 활동을 연작시(창비시선 <지리산 갈대꽃>, 1988)와 서사시(실천문학시선 <붉은산 검은 피>, 1989) 형태로 전면에 드러낸 최초의 시인이었다.
다섯 번째 시집 <섯!>은 이전 시집들과 비교했을 때 여러 측면에서 새롭다. 이번 시집은 시인의 존재론과 세계관에 있어서 이전보다 더욱 심화된 의식을 담고 있다. 시인의 존재론은 이 시집 <섯!> 곳곳에서 자재연원의 활달한 자유의 시학을 펼쳐 보인다. '그 꽃' '희망' '나는 나' 등이 그것이다. 이 시들에서 시인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모든 동식물 그리고 무생물에 이르는 일체 만물이 존재의 의의를 지니고 있음을 형상적으로 보여 준다. : 광주항쟁을 겪은 오봉옥 시인은 서사시집 『붉은 산 검은 피』(1989)로 엄혹한 고초를 겪었다. 그 시절 그는 브레히트였고 네루다였으며 김남주의 후계였다.
그로부터 30년의 역사적인 풍화로 “중늙은이가 되어/ 눈물이 많아졌다”는 이 시인. 연륜과 더불어 그의 예지는 “진정한 마술사라면 하늘도 속일 줄 알아야 하지”라는 경지에 이르러 사과에서 별을 보며, 별에서 꽃과 나비를 날려 보내는 환상적 즉물시卽物詩의 세계를 구축했다. 사랑, 죽음, 민주주의, 꽃, 나비 그리고 인간, 이 모든 존재들이 서로에게 등대임을 깨닫게 해주는 아름다운 명상시집이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조선일보 2018년 9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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