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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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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앙리 코뱅이 24세의 나이에 처음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이다. '추리문학의 밤하늘을 혜성처럼 가르고 지나갔다'라는 표현이 그 이상 잘 어울릴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을 에워싼 아우라는 강렬하고 신비스럽다. 인물의 심리묘사라든가 굴곡진 사연의 나열 같은, 이른바 '드라마'를 일절 배제하고 오직 사건의 빠른 전개만을 파고든 작품 구조는 19세기 장편소설로는 쉽게 착안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결말 단계에 이르러 탐정이 모든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곳곳에 복선과 단서들을 심어두고 독자가 직접 추리해나가게끔 유도하는 방식 또한 당시로선 대단히 참신한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놀라운 걸작에 대한 대중적 호응을 뒤로 한 채 14년이 지나 그와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의 작품 <피투성이 손(La Main sanglante)>(1885)을 발표한다. 이로써 그가 생전에 발표한 추리소설은 단 두 편에 그치지만 앙리 코뱅이라는 이름, 특히 <막시밀리앙 헬러>는 추리문학사상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과 코난 도일의 <주홍색 연구> 사이에 맥을 잇는 - 이른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에 해당하는 - 매우 중요하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 해설(성귀수)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6년 5월 20일자 '문학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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