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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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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코믹 북 아티스트 루시 나이즐리의 최신작. 자신이 나고 자란 뉴욕 맨해튼과 업스테이트 뉴욕의 라인벡, 그리고 대학시절을 보낸 시카고에서 겪었던 개인적인 다양한 음식 문화 체험담을 깔끔한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회고록이다.
미식가였던 아빠와 요리사로 일했던 엄마 사이에서 자란 덕에 일찍부터 다양한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 저자는 굴이나 푸아그라 같은 진귀한 식재료를 처음 맛본 경험에서부터 뉴욕 북부의 시골에서 성장하면서 겪은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과정 체험담, 이탈리아, 멕시코, 일본, 캐나다 등을 여행하며 맛본 현지 음식과 관련한 개인적인 이야기, 식료품점과 그린마켓, 케이터링 서비스 등 요식업계 현장의 풍경, 정크 푸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등 실제 경험하며 느낀 음식 문화의 다양한 소재를 잘 버무려낸 멋진 책을 만들었다. 우리는 이 책에 담긴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음식을 먹는 일이 단지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 이상으로 인생에 중요한 의미를 줄 수 있는 행위이며, 자신의 몸과 자연이 관계 맺는 방식이자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소중한 매개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좋은 책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 아파 하고 함께 즐거워하며 함께 행동하고 생각한다. 이 책이 그렇다. 읽는 동안 나는 어린 시절의 루시가 되어 그이가 먹은 음식을 함께 나누었다. 루시는 평범하지만 예민하고 영민한 소녀다. 그이의 음식은 보편적인 미국 가정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이혼하고 시골로 이주한 어머니와 생활하며 루시는 먹을거리의 진솔한 현장을 체험하게 된다. “내가 먹은 게 가게 선반에서 생겨난 게 아니라”는 사실도 일찍이 알게 된다. ‘쌀나무’나 ‘스파게티 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현대의 어린이와는 사뭇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그이가 채식주의자이거나 완벽하게 ‘통제’된 자연주의 음식(유기농을 포함하여)을 먹고 자란 것도 아니다. 그이 역시 햄버거를 씹고 정크푸드의 맛을 사랑하는 평범한 ‘미국 시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이가 그리고 쓴 이 ‘음식의 이력서’는 살아서 생동하는 활력을 지니고 있다. 일찍이 프랑스의 생리학자 샤바랭이 ‘네가 먹은 음식이 바로 너’라고 갈파했지만, 우리는 루시의 좌충우돌하는 음식 기행과 이력을 통해 현대 음식의 편력을 소상히 꿰뚫을 수 있다. 무엇보다 루시가 먹고 배운 음식의 레시피가 상세하게 나오는데, 놀랍게도 매우 정확하고 ‘맛있’기까지 하다. 대개의 외국 레시피가 입맛과 재료의 차이 때문에 한국 현지화에 실패하게 마련인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대부분 신기하게 똑 떨어지는 맛을 낸다. 아마도 내가 루시의 마음과 손길에 빙의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당근, 레시피도 만화로 그려져 있어서 머리에 쏙 들어온다!
맹랑하면서도 천재적인 구성, 발랄하고 따스한 그림체, 게다가 믿어지지 않게 솔직한 개인 경험의 고백까지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매력을 주는 책이다. 아닌 게 아니라 책 뒤의 개인 사진첩의 인물들은 만화에서 묘사된 등장인물들(말하자면 루시 본인과 어머니, 포르노 사건의 주인공 드루, 그리고 피클의 달인 외할머니까지)과 절묘하게 닮았다. 재미있게 읽고 우리 모두 잠시 동안 루시가 되는 보는 건 너무도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읽은 지 꽤 되었는데 루시가 아직도 마음에 들어와 있으니 이게 무슨 일일까?) : “루시 나이즐리는 부엌에서 만화를 요리한다.” : “루시의 솔직한 개인사와 진지한 유머를 깔끔한 그림 속에 담은 이 책은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커다란 양푼에 담긴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같다.” : “내가 아는 모든 미식가들을 위해 이 책을 구입할 생각이다.” : “이 장황하고 두서없는 회고록에는 단지 맛 좋은 음식에 대한 얘기뿐만 아니라 음식에 빠져 지내던 시절, 나이즐리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개인적인 성취도 엿볼 수 있다.” : “음식과 레시피를 나누는 순수한 즐거움에 대한 위대한 찬사” :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당신은 군침을 삼키게 될 것이다.” : "식도락을 즐기지 않더라도 분명 어른으로 성장하는 시기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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